CJ올리브영, 지난해 매출 3조원 돌파 가능성↑
IPO 재추진 '청신호'.. 그룹 경영 전면 배치 주목

CJ올리브영 매장 사진(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 CJ그룹 제공
CJ올리브영 매장 사진(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 CJ그룹 제공

CJ올리브영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침체에 빠진 CJ그룹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한 차례 미뤄졌던 기업공개(IPO)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전체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4% 상승한 2조7971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44.3% 급성장한 27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유통업계는 고물가 등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운 상황으로, CJ그룹 역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줄었으면, CJ ENM 역시 3분기까지 733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CJ올리브영이 그룹의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CJ올리브영은 현재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1265개였던 점포가 지난해 3분기 기준 1339개까지 증가했다.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같은 기간 3억5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온라인 부문에도 공들인 결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1년 24.3%, 2022년 24.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6%로 확대됐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등이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전략 마련에 고심을 겪으면서 이례적으로 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CJ올리브영을 이끄는 이선정 대표의 유임은 확실시되고 있다. 성과에 따른 신상필벌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 이 대표 지휘 아래 CJ올리브영이 성장세를 타면서 지난해 시기상 한 차례 미뤄졌던 IPO 재추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여름 주식 시장에 한파가 닥치자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4~5조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CJ올리브영의 IPO 성공 여부가 그룹의 4세 경영 승계 시작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CJ올리브영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재원 마련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11.04%, 4.21%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의 승계 작업에 이목이 쏠리는데, 올해 CJ그룹 인사에서 주목되는 부분도 이 경영리더의 승진 여부다.

이 경영리더는 2016년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관리팀장 겸 과장으로 입사한 후 2021년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맡았고, 지난해 식품성장추진실장 자리까지 올랐다. 식품성장추진실은 이 경영리더 주도 하에 글로벌 공략 핵심 거점으로 신설된 부서로, 해외사업 확장과 대체육 대전환, 사내벤처 육성 등 분야를 맡고 있다.

2021년 9월 CJ 비비고 X LA레이커스 파트너십 행사에서 비비고 로고가 적용된 새로운 저지를 공개하고 있다. 경욱호(왼쪽부터) CJ제일제당 CMO, 지니 버스 LA레이커스 구단주,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팀 해리스 LA레이커스 CEO. CJ제일제당 제공
2021년 9월 CJ 비비고 X LA레이커스 파트너십 행사에서 비비고 로고가 적용된 새로운 저지를 공개하고 있다. 경욱호(왼쪽부터) CJ제일제당 CMO, 지니 버스 LA레이커스 구단주,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팀 해리스 LA레이커스 CEO. CJ제일제당 제공

 

이 경영리더는 2021년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식 이후 지난해 2월 태국 A-베스트사와의 파트너십 체결식에 등장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이에 올해는 이 경영리더가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할 지 주목받고 있다.

이 경영리더가 이끄는 CJ제일제당 해외 사업부문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CJ제일제당이 부침을 겪었지만 이 경영리더가 중점을 두는 식품부문 해외 매출은 지난해 5조1811억원으로, 5조원을 넘어서며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이에 CJ올리브영이 이 경영리더의 승계 작업에 '도움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영리더가 그룹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소유한 CJ올리브영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2021년 CJ올리브영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과정에서도 이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6.88%를 처분해 1018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IPO 추진 여부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올해를 넘겨서 진행한다기 보다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기 위해 추후 업황과 시장상황을 보며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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