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세븐일레븐·이마트24 수장 일제히 교체
GS, 대표 그대로·오너일가 허서홍 전입
'가성비'·'차별화'·'MZ' 등 활성화 과제로

서울의 한 편의점 내부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편의점 내부 모습. 연합뉴스

편의점들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새롭게 도약에 나선다. 수장을 교체하고 새 인물을 영입한 것에 힘입어 새정비에 돌입하고 편의점만의 장점으로 소비자 사로잡기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전망은 밝지 못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편의점이 65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지표 기준은 100을 넘으면 긍정적,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보는데 백화점(97), 대형마트(85), 온라인쇼핑(78), 슈퍼마켓(77) 등 보다도 편의점의 전망치가 크게 낮았다.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를 비롯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으로 '집과 가까운 골목'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급성장한 업종이다. 다만 빠르게 성장하다보니 점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상권이 겹치게 되면서 점포간 경쟁이 심화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제는 단순히 점포 수 늘리기가 아닌 각 점포의 특색을 살리고 매출 올릴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올해 본격적으로 변화를 꾀하는데 따라 편의점 업체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일제히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민승배 영업개발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고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코리아세븐은 김홍철 롯데 유통군 인사혁신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후발주자이지만 편의점4사로서 성장 중인 이마트24는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새 수장을 맞이한 이들 편의점 3사는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3분기 BGF리테일은 영업이익이 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들었으며 코리아세븐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55억원에 그쳤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맛봤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만 유일하게 수장이 교체되지 않고 기존에 편의점사업부를 이끌던 정재형 전무가 유임됐다. GS리테일 편의점 사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이 2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GS리테일 역시 오너일가 허서홍 GS미래사업팀장(부사장)을 GS리테일 경영전략SU(서비스유닛)장으로 전입시키며 올해 변화를 꾀했다.

현재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CU가 1만6787개로 가장 많다. 이어 GS25가 1만6448개로 2위다. 매출로는 GS25가 CU를 앞서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BGF리테일(870억원)이 GS리테일(780억원)보다 90억원 앞서고 있다. 어느 한 쪽이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GS리테일도 허서홍 부사장을 새로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편의점사들은 올해 부진을 타개할 전략을 내놓고 있다. CU는 올해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권 분석을 실시하고 우량점을 개발해 점포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기존점 수익 향상을 위해 상생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IT(정보기술) 기술을 활용한 점포 운영 효율화도 꾀할 예정이다.

GS25도 올해 차별화된 히트 상품 개발, DX(디지털 전환)를 기반으로 한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 특히 지난해 10여 곳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15회 이상의 팝업스토어를 개최한 것을 발판 삼아 올해도 오프라인 점포들에 이색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GS25가 연 판업스토어들의 누적 방문 고객 수는 50여 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안정화에 나서는 동시에 일반 점포보다 매출과 이익이 높은 먹거리 특화 플랫폼 '푸드드림'을 올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궁극적으로 가맹점 재출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고물가·고금리로 올해도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소비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다품종 소량판매'라는 편의점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 다양한 가성비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각 점포의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는 전략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편의점업계 전반적으로 자체브랜드(PB)와 '런치플레이션(점심값 급등)'에 따른 가성비 상품 등이 수익성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렴한 식사를 찾는 젊은 1인 가구 소비자들로부터 편의점 도시락이 주목받은 바 있는데, 이에 따라 각 편의점들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원재료를 기본으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도시락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GS25의 김혜자 도시락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페트커피, 대용량 흰우유 등과 같이 가성비를 크게 높인 상품과 게임, 핫플레이스와의 협업 등을 통해 게임쿠폰 제공이나 핫플레이스 경험 등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제품들을 지속 출시하면서 MZ 등 젊은 세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다른 편의점3사(GS25·CU·세븐일레븐) 보다 점포수가 절반 정도 수준으로 적은 이마트24의 경우 MZ세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모티브로 한 고릴라 캐릭터 '제일릴라' 관련 세계관 특화 점포를 선보이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편의점이 실적 상승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의 점포 출점이 꾸준히 지속되며 판관비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낮은 객단가로 고물가 환경 및 런치플레이션 환경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