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와 세계은행 중심 다자협력 강화 강조

마수드 아메드 국제개발협력센터(CGD) 의장.
마수드 아메드 국제개발협력센터(CGD) 의장.

마수드 아메드 국제개발협력센터(CGD) 의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기관 사이의 브레튼 우즈 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일 한국은행은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 등과 함께 ‘2024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마수드 아메드 국제개발협력센터(CGD) 의장은 ‘신세계에서의 ‘브레튼 우즈’: 새로운 경제 환경 탐색(Bretton woods in a new world : Navigating the new economic landscape)’을 주제로 발표하며 “오늘날의 세계가 더욱 분열되고, 불안정하며,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브레튼 우즈는 1944년에 체결된 국제 통화 시스템으로,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금본위제를 기반으로 한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체제다. 1930년대 이래의 각국통화가치 불안정, 외환관리, 평가절하경쟁, 무역거래제한 등을 시정하여 국제무역의 확대, 고용 및 실질소득증대, 외환의 안정과 자유화, 국제수지 균형 달성 등을 목적으로 체결했다. 

80여년 전 형성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다시 언급되는 이유는 오늘날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레튼 우즈 체계가 도입된 시기는 2차세계대전 직후 경제 재건과 무역 확대를 위해 전 세계적인 경제 구조 재편이 필요했다.

오늘날 전 세계 경제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기후변화 대응, 공급망 재편 등의 이유로 경제 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메드 의장은 중동 경제 분야의 선도적인 전문가로서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LSE) 중동 센터 자문위원회와 세계 경제 포럼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글로벌 어젠다 협의회에서 활동했다. 

아메드 의장은 “IMF와 세계은행이 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및 식량 가격 급등, 기록적인 기온상승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저소득 국가들이 금융 시장에 접근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MF와 세계은행이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향후 10년간 이 문제를 중심으로 다룰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아메드 의장은 “기후변화가 수백만 명의 삶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브레튼 우즈 기관들이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메드 의장은 글로벌 경제의 분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며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관계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분열이 국제 금융기관의 운영과 글로벌 경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MF와 세계은행이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동시에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10년간 이 기관들이 기대받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됨에 따라 국제 금융과 무역이 분절되고, 주요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산업 구조의 재편성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됨에 따라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예상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금리 인하의 시기 및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제 금융 업계에 공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경기 성장 잠재력 복원을 위해 구조개혁을 통한 효율성 향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차관은 “다자 무역 질서의 회복이 세계 경제의 분열을 해소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변화, AI와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한 규범 마련의 필요성이 있다”며 국제사회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G20을 중심으로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금융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의 조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취약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의 공통된 프레임-워크를 실효성 있게 개선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기술, 지식 공유를 통한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김 차관은 “전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분열되고 있다”며 “미·중 갈등, 러·우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속도 차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개도국과 부채 비중이 높은 취약국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의 잠재 성장 전망이 인구학적 변화와 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역사적 추세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도전 요인들이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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