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7월 기준금리 인하’ 생각…부동산·가계부채 발목
내수만 보고 기준금리 인하 못해…주택은 차원 다른 자산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 한국은행 제공.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성환 위원이 25일 10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미국 빅컷(정책금리 50bp인하)과의 영향력에 선을 그었다. 두 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내수를 보면 이미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했지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10월 (금통위에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할 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금통위는 이제 10월 11일, 11월 28일 두 번 남았다.

신 위원은 이날 스스로를 비둘기로 인정하며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이 10월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미국의 빅컷은 선제적 움직임이었다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우리는 위험이 너무 크게 부각된 상황이라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이해해달라"며 "내수적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후행적이라는 데는 저도 생각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기본적으로 비둘기인데, 저라고 뭐 기준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겠느냐"며 "개인적으로는 7월 정도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 급등과 가게부채 증가로 당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전혀 예상 못 했는데, 6월부터 집값 급등 신호가 나오기 시작해 7월까지 이어졌다"며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지금 기준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는데, 집값 급등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등장하면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분명한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내수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위험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며 "당시 그렇게밖에 결정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 위원은 우리 사회가 가진 부동산 자산의 특수성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주택은 주식과는 차원이 다른 자산"이라며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를 수반하는 게 당연한 자산이고,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식과는 비교가 안 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택가격 상승 모멘텀이 강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불안심리를 부추겨 주택가격·가계부채 증가 모멘텀을 확대할 수 있고, 이 거품이 국민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 위원의 발언을 접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가올 10월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에 앞서 기대심리를 낮추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지난 7월에 내릴 수도 있었다는 해석 보다는 한은도 현 상황을 다 알지만 내리지 못하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취지에 방점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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