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완화·가계부채 안정 모두 잡아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6월부터 기준금리 내리기 시작한 캐나다를 언급했다.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에 가계부채 이슈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 부총재의 캐나다 사례 발언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비통방) 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이종렬 부총재보는 “캐나다와 같은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5.0%로 유지했다. 이후 6월부터 0.25%포인트씩 세번을 내려 현재는 4.25%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부총재보는 “캐나다의 경우, 올해 집값 대비 대출 한도(LTV)를 더욱 강화하고 연간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를 규제를 한 상황”이라며 “이 탓에 현지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 이후에 많이 올라갔다가 최근에는 다시 떨어지며 등락을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가 캐나다를 언급한 건 국내 가계부채가 좀처럼 잡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해 12월 LTV 한도를 종전 80%에서 65%로 하향해 부채 규모를 줄였다. 이 밖에 프랑스의 경우, 2022년 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35%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주담대 만기를 최장 25년으로 제한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했다.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2분기 캐나다의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175.1%) 대비 0.5%포인트 낮은 174.6%를 기록했다.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후 ▲4월(5조원) ▲5월(6조원) ▲6월(5조9000억원) ▲7월(5조4000억원) 증가세를 이어왔고, 8월에는 9조3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승 둔화와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취약 부문에 대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재보는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과 거시 건전성 관리 방안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가 부동산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비은행권에서는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증가가 지속됐으나, 정부의 대책을 통한 안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주택 매매가격 추이를 보면, 8월은 전월 대비 0.83% 상승했지만, 9월에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 부총재보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주요국의 거시건전성 대책을 바탕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이를 추세 전환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