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하원의원 지낸 중동 전문가
기득권 혁파 개혁 이미지로 승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앤디 김. AP 연합뉴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앤디 김. AP 연합뉴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앤디 김(42·민주) 연방 하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첫 상원 진출로, 그는 '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인 이민 2세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3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기득권을 혁파하는 모습을 보여줘 미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마침내 연방 상원의원 자리까지 꿰차게 됐다.

현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란 앤디 김은 공립학교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미국이 주도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힘을 보탰다.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승리를 거둬 뉴저지주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 됐다.

그의 지역구는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고 2022년까지 두 차례 선거에 연거푸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미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 과정에 그가 보여준 승부사 기질에 주목했다.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50여년 간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을 정도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본선거에 앞서 치러진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도 치열하고 어려운 관문으로 여겨졌다.

그는 지난해 9월 뉴저지 출신인 현역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다음 날 전격적으로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기득권을 혁파하는 선거 전략과 개혁적 정치인 이미지로 승부를 걸었다. 유력한 경쟁 후보였던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부인 태미 머피는 당 지도부의 지지를 등에 업었지만 '남편 찬스'에 대한 논란 속에 지지율 정체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지난 3월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 보여준 김 의원의 이런 모습은 개혁가로서 그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한편 그의 부친 김정한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나온 유전공학자로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간호사였던 모친은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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