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기차 보조금 축소설...테슬라·리비아, 각각 19%, 14% 이상 ↓
벤츠·아이오닉 전기차 화재...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 악재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벤츠와 아이오닉 전기차 화재에 탑재된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83%(4만원) 빠진 38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라 배터리와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 보조금을 세액공제로 주는 혜택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지지하는 등 기업 친화적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IRA를 “새로운 녹색 사기”라고 비난했다.
IRA는 미국 내 급등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법으로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 법안(BBB)’을 수정한 이 법안은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비 지원 등에 4300억 달러를 투입하고,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한 7400억 달러 증세 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IRA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3월 말 발표한 IRA 세부지침을 보면,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이 50% 이상이면 3750달러를,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이 40% 이상을 충족해야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되도록 했다.
이날 나스닥 상장 종목 테슬라와 리비안 주가는 각각 하루만에 19.06%, 14.30% 빠졌다.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은 미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에게도 “IRA 지원책 종료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올해 초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다고 해도 테슬라 판매에 미치는 여파는 경미하다"며 "GM 등 기존 자동차사를 비롯한 경쟁 전기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공약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세액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해외 업체들이 공장을 지은 곳은 미시간, 오하이오, 조지아 등 공화당을 지지하는 러스트 밸트”라며 "이 때문에 실제로 폐지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의석수 다수를 차지하며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시장에 대한 예측보다는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의 중장기 전기차 침투율 전망치(2030년 기준 50% 수준)가 하향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차 세액 공제의 폐지가 이뤄지면 트럼프 정부의 세수면에선 도움이 되나,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라며 “이는 전기차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한국 2차전지 업체들의 북미 생산 가동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14일 오전 2시 14분쯤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한 아파트 지하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C400 4MATIC 차량 화재와 같은 날 경기 용인에서 발생한 현대차 2020년식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 화재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