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470원 이상 올라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이후 진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이슈로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3일 서울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정각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종가 대비 13.3원 오른 1466.0원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2월 2일 1406.5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내수침체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영향으로 꾸준히 올라 12월 31일 1477.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진정세를 나타내면서 1월 21일 1436.50원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1470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는 이유는 단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탓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4일부터 캐나다산 물품에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을 포함한 치명적 마약이 미국 시민을 죽이는 주요 위협이 됐다”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나의 의무”라고 관세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국은 크게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6조 원)의 미국산 제품에 똑같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상응하는 반격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그는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다른 나라들에 더 가파른 관세를 무조건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정말 선을 넘었다”며 “그들은 거의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수백만 대의 차와 엄청난 양의 식량 등 모든 것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 이슈에 따른 환율 변동이 국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일정 비율로 유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관이 환헤지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비금융 제조업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 전반 비용 축소를 공언했다”며 “금리와 유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세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12월 달러 강세에도 미국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일본보다 높았다”며 “이론과 달리 미국은 통화가치 상승과 수입물가 상승이 동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달러 경계 속 자국 물가상황을 고려하면 예상을 크게 웃도는 과격한 관세보다는 협상의 길을 열어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