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 등 하락세...미국 현지 진출 검토
전문가들, '무역 전쟁 촉발 가능성'에 시장 상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도입을 예고하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5%(11.28포인트) 하락한 2510.64로 장을 시작했다.
특히 제철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3분 기준 현대제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1% 떨어진 2만1550원에 거래 중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2.09% 떨어진 23만4000원 기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대규모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텍사스, 조지아, 루이지애나 등 여러 주와 협의 중이며,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투자비용은 약 70억 달러(한화 약 10조원)로 예상되며, 연간 수백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용 강판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미국 현지에서 상공정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상공정은 고로 또는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으로, 포스코는 미국 시장에 더 깊숙이 진입하기 위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2원 오른 1458.0원에 개장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관세 이슈로 인해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상승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 예고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증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은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며 철강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 규제를 강조했다.
또한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정책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2017~2021년) 당시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제품에는 25%,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상호주의적 무역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지도 많지도 않게, 다른 국가들과 공정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며 “무역과 관련이 없더라도 다른 여러 가지 사안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와 관련해 곧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모든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및 관세 우려에 약세 흐름을 보였다”며 “트럼프가 이번주 상대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만큼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무역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에 대한 증시의 적응력은 개선되고 있으나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시점과 12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이벤트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노이즈를 주입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정책이 언급된 만큼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관세 공약이었던 보편관세 관련 정책도 조만간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백악관이 아직 팩트 시트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표기된 제품별 관세 현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