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책임론 거론…경영실태평가 결과 도출은 별개
“본인들이 직을 걸고 체질 개선 및 환골탈태 이끌어야”

19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제공.
19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완주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끈다. 내부통제 관련 질서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경영실채평가는 엄정하게 할 거라며 선을 그었다.

19일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내 현실적으로 파벌도 존재하고 내부통제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임종룡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 관련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임 회장이 (사태를) 정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임 회장이 임기를 채우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기회 될 때마다 사석에서 많이 밝혀왔다"고 말했다. 평소부터 갖고 있는 생각을 환기했다는 의미지만 현재 진행중인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 도출과 연결짓는 것은 예단했다. 지금까지 감독당국은 엄정한 조사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는 "우리금융 거버넌스가 유지된 채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당위와 (우리금융이)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경영실태평가 도출 및 그 이후 이어질 자회사 편입 문제 등은 원칙대로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임 회장이 임기를 지키고 거버넌스가 흔들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거꾸로 회장님이나 행장님 입장에서 보면 본인들이 직을 걸고 체질 개선 및 환골탈태를 이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임기 완주에는 동의하되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이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 중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올해 1분기부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가계신용이 20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 4분기에도 11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당국의 창구지도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줄이자 여신 금리가 더 높은 2금융권에서 풍선효과가 일어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원장은 당국 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을 또 결정할 텐데 물가나 환율 추이, 내수,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관련한 추이를 볼 때 조금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는 당국 내 공감대, 또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완화적 통화 정책 환경으로도 소비자들이 곧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란 취지다.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을 반영, 금리 인하가 단행될 거라는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독립성을 주장하며 구체적인 물가안정 목표치 달성을 확인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고,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까지 은행들의 발목을 잡았던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대책에 대해 이달 말께 금융위와 함께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은 투자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도 많이 찾는 만큼 판매 창구를 이원화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예단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상태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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