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유지 신중해야” 경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하향했다. 이는 국내 주요 싱크탱크 중 처음으로 0%대 성장률을 제시한 것으로, 경기침체의 현실화를 경고한 셈이다.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날 KDI는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를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 0.3%, 하반기 1.3% 성장으로 연간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가 본격화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며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성장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국내 소비심리와 건설투자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세 영향으로 0.5%포인트(p), 내수 부진으로 0.3%p 하락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수치는 정부의 1.8%, 한국은행의 1.5% 전망보다 낮고, 국제기구 및 해외 IB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도 한국의 성장률을 최근 0.8%로 낮췄다.
내수 측면에서는 건설투자가 -4.2%, 설비투자는 1.7% 증가에 그칠 전망이며, 민간소비도 1.1% 증가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증가도 둔화되어,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7만 명 줄어든 9만 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반도체 외 산업 부진으로 상반기 -0.7%, 하반기 -0.2%를 기록, 연간 0.4% 감소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1.7%, 근원물가는 1.8%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통상 갈등과 주택경기 악화를 주요 하방 리스크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 관세 유지와 상대국 보복 관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 여건 악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규철 실장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추가 지출에 신중해야 한다”며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