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인하 조짐에 금리 잡아두려 '잰걸음'
정기예금 잔액 한 달 새 18조원 이상 늘어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자, 은행권이 발 빠르게 수신 금리를 낮추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2일부터 거치식예금 5종 금리를 최대 0.20%p 내렸다. 퍼스트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2.15%에서 2.05%로, 온라인 전용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60%에서 2.50%로 낮췄다.
NH농협은행도 2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30%p,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0%p,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0.25%p 각각 인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도 예금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토스뱅크는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5월 30일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30%p 내렸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인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이자 받는 저금통, 나눠 모으기 통장, 모임 금고의 기본금리는 연 1.80%에서 1.60%로 0.20%p씩 내려갔다. 적립식 예금 상품인 토스뱅크 자유적금과 토스뱅크 아이적금의 12개월 만기 기본금리는 연 2.80%에서 2.50%로 0.30%p 인하했다.
케이뱅크도 5월 30일부터 플러스박스와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0%p 낮췄다.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는 5000만원 이하 연 1.90%, 5000만원 이상 2.40%로 각각 0.10%p씩 내렸다. 코드K정기예금 6개월 만기 금리는 연 2.70%에서 2.60%로, 12개월 만기 금리는 2.80%에서 2.75%로 조정됐다.
카카오뱅크는 하루 뒤인 5월 31일부터 금리를 내렸다.
모으기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 기록통장과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상품 부가세박스 등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가 기존 연 1.80%에서 1.60%로 0.20%p 조정됐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5∼2.85%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연 2.58∼3.10%)과 비교해보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졌다.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 0.5%p의 우대 금리를 주는 'NH고향사랑기부예금'의 최고금리가 한 달 전까지는 3.10%를 기록하면서 3%대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속도와 폭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을 때 예금에 묶어두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40조8675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3953억원 증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