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겨냥했지만 확장성 ‘글쎄’
수익 다변화·해외 진출도 아직은 설계 단계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카드론과 신용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시점,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전략에도 조심스러운 시선이 쏠린다. 특히 경쟁 인뱅과 달리 주택담보대출도 내놓지 않은 토스뱅크가 신용평가시스템(CSS)를 기반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건전성은 방어하고 있지만 수익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토뱅, 실체 없는 ‘투자 플랫폼’과 ‘글로벌 확장’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CSS ‘TSS(Toss Scoring System)’는 이번달 기준 2900만 토스 앱 이용자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했다. TSS는 전통적인 금융권에서 평가가 어려웠던 아파트 관리비·휴대폰 요금 납부 내역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반영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에 특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완성했다는 게 토스 측 설명이다.

실제 수치도 나쁘지 않다. 2025년 1분기 기준 연체율은 1.04%로, 전년 동기(1.1%) 대비 소폭 개선됐다. 전체 인터넷은행 가운데서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무담보 신용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순이자마진(NIM)을 높일 수 있는 주담대가 없는 상황에서, 대출총액이 늘어도 수익이 늘지 않는 구조다. 주담대는 “내년 중 출시 예정”이라는 말만 되풀이될 뿐, 구체적인 로드맵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부기관 연계와 담보평가 절차 등 구조적인 제약이 있어 출시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토스뱅크는 최근 수익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목돈굴리기’ 등 투자 플랫폼 확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외환 수수료 기반 사업을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금운용조직을 강화하고, 펀드 판매 예비인가도 획득하며 자산관리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건 ‘언제, 무엇으로, 어떻게 수익을 내겠다’는 구체적 설명이다. 투자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사용자 유지(Retention), 펀드 기반 매출 추정치 등은 아직 공개된 바 없다. PLCC와 외환 역시 대부분 초기 마케팅 중심에 그쳐 실질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최근 언급한 ‘해외 진출’도 “기초 논의 단계”라는 점에서 아직 전략이라기보다는 ‘가능성’에 가깝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까지도 검토 범주에 포함돼 있다”며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상 국가, 제휴사, 법인 설립 계획은 없다.


◇ 중저신용자 전략, ‘지금은 유효’…하지만 시장이 바뀌면?


한국은행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넘어가는 국면, 그리고 고금리에 지친 소비자들의 대출 수요 재확대가 기대되는 현재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전략은 일견 적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 없다는 점이다. 자체 고객평가시스템(CSS)으로 막아낸 연체율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 하다. 경기 둔화와 구조적 채무 부담이 확대되는 구간에선 CSS 기반 대출도 예외일 수 없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CSS가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여도, 자산별 포트폴리오 다변화 없이 신용대출에 집중되면 위험은 시간이 지나서 터지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자산관리 서비스는 수익원이 아니라 마케팅 수단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상품을 얼마나 깊게 설계하고, 신뢰도 있게 리스크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아직 그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주담대를 안정적으로 취급하며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성공했고, 케이뱅크는 기업금융과 제휴플랫폼 확장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펀드·보험 등 자산관리 부문을 이미 런칭하거나 본격화 중이다. 반면 토스뱅크는 상품, 수익모델, 채널 확장 모든 면에서 ‘준비 중’인 상태다.

토스뱅크 홈페이지 화면.
토스뱅크 홈페이지 화면.

물론 설립 3년차 은행으로서 토스뱅크가 보여준 속도와 사용자 기반은 놀라운 성과다. ‘지금 이자 받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평생 무료 환전’ 등 실질적인 사용자 편의 서비스는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토스뱅크는 현재까지 13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IT 인력일 만큼, 기술 내재화에도 강점을 가진 조직이다.

다만 일각에선 “빠르게 성장한 은행이 지속가능한 금융회사가 되는 길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구간에서는 디지털로 혁신한 UX가 아니라, 실질 수익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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