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규모 감소…대기성 상품으로 자금 이동
코스피 3000안착 관망...예금 빼서 MMF·파킹형 ETF로
이재명 대통령 당선 12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코스피 조정기를 기다리며 대기성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 코스피 상승 추세에도 개인은 ‘매도’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장 대비 1.55%(46.67포인트) 오른 3061.14로 출발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반등한 건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전격 동의했기 때문이다.
중동 내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되기보다는 일정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카타르의 중재 하에 이루어진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번 휴전 협상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 정부와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루 만에 국체유가도 크게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7.22%(5.33달러) 급락한 배럴당 68.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7.18%(5.53달러) 떨어진 71.48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기관이나 외국인과 상반된 모습이다. 오전 9시부터 9시 30분 현재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20억원, 870억원을 순매수 하고 있지만, 개인은 홀로 코스피를 1880억원 팔아치우고 있다. 이번달 전체 거래 흐름을 봐도 개인의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달 말일 2697.67에서 이날 오전 장까지 13.47%(3061.14) 오른 15거래일 동안, 개인은 888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거래 현황을 월간 단위로 보면 ▲1월 2조4750억원 ▲3월 5400억원 ▲5월 2조47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3000선 이상에서 안착하는 것에 대해 불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3000선 이상에서 안착하려면 성장에 대한 확신과 함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돼야 한다”며 “수출 증가율 확대, 품목별 관세 완화, 기업이익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증권가 “코스피 단기조정 가능성”...대기성 상품에 자금 몰려
최근 시장에선 은행 예·적금 규모가 감소하면서 머니마켓펀드(MMF),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기성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합산 잔액은 981조81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기록한 982조5330억원 보다 7174억원 줄어든 추세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26조7489억원에서 623조5646억원으로 0.51%(3조1843억원) 감소했다.
예·적금 규모가 감소하는 건 수신금리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달 9일부터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p) 내렸다. SC제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정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0.3%p 낮췄고,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도 지난달 말, 예·적금 상품 금리를 0.1~0.3%p 내렸다.
이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하루만 맡겨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서비스 ‘MMF박스’를 출시했다. 최근 시장에서 MMF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MMF란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초단기형 투자신탁을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머니마켓액티브 순자산은 10일 종가 기준 8379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에 상장된 머니마켓액티브 ETF 12종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5월 9일부터 6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11조6762억원에서 12조9764억원으로 11.14% 증가했다. 고금리 예·적금의 매력은 줄어드는 반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단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의 새로운 보관처로 파킹형 ETF가 부상하는 모습이다.
‘파킹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 역시 빠르게 몰리고 있다. 단기간 자금을 맡겨두는 용도로 활용되는 이 상품의 순자산이 최근 한 달 사이 10%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킹형 ETF는 초단기채,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분산 투자해 소폭의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전통적인 MMF와 유사하지만 ETF 형태로 상장돼 있어 거래 편의성이 높고, 일반 투자자도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에선 당분간 파킹형 ETF를 비롯한 MMF류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한 금리 환경과 제한적인 투자 대안 속에서, 유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파킹형’ 상품이 새로운 대기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처럼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클 때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으면서도 금리형 상품보다 수익률이 나은 머니마켓 쪽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ETF 시장만 봐도 CD금리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연계 상품보다는 머니마켓 ETF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기성 자금은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때 다시 유입될 것으로 보여진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비중 확대에 대한 명분으로 작용하며 코스피에 단기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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