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인터넷전문은행...금융플랫폼으로 본격 진화
혁신 DNA, 기술금융으로 진화...디지털자산 연계
최근 공모주 시장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핀테크부터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파죽지세, IPO 도전> 시리즈를 통해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정정, 주관사 선정 등 자본시장 회복세 속에서 상장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과제를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하며 디지털금융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의 본격적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 IPO 통한 자본 안정성과 확장성 확보 추구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공동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 측은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시장으로부터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내실 있는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1분기 케이뱅크의 수신잔액과 여신잔액 규모는 각각 전년 대비 15.9%, 14.8% 증가한 27조8000억원, 1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수도 전년 대비 약 32% 늘어난 1363만명을 기록했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25.5% 증가한 197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편이다. 연체율은 0.66%로 전분기(0.95%) 대비 개선됐고,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도 303.3%로 상향됐다. 회수 불가능할 수 있는 대출 자산에 대해 3배의 충당금을 쌓았다는 뜻이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온 결과로, 충당금 적립 확대 및 안전자산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추진하는 IPO로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예대율 등 규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신 기반 확대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대출상품을 선보이고, 상품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소기업(SME) 금융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한다.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 금융상품을 확대해 기존 은행권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던 틈새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혁신적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지난해 1월부터 최우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하나은행을 거쳐 액센츄어, 삼성SDS, 한국IBM 등에서 금융IT 전문가로 활약해왔다. 케이뱅크 합류 전에는 BNK금융그룹에서 IT그룹장을 역임, 금융과 IT에 모두 강한 'H자형' 인재로 분류된다.
회사는 간편한 비대면 계좌 개설, 신속한 대출 실행 시스템을 통해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 구조에서 벗어나,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대상 대출을 선제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차별화된 시장내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빠른 성장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는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안전자산 중심의 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예상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함으로써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은행권 전반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등 선제적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내부통제 측면에서는 AI 기술을 접목한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및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내부 리스크를 줄이고 준법 경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향후 금융당국의 건전성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 고객 일상에 스며든다
케이뱅크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술 기반의 금융 서비스다.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등 업계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한 데에는 강력한 기술(Tech) 역량이 자리한다. 이 같은 기술 혁신은 단순한 서비스 전환을 넘어 디지털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UI·UX 개선,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고도화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 편의성과 내부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MSA 구조는 금융서비스를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향후 금융·비금융 연계 서비스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는 하나의 큰 어플리케이션을 복수의 소단위 어플리케이션으로 나눠 변경과 조합이 가능하도록 만든 구조를 말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자 입장에서는 수고가 크지만 관리자 입장에서는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 고유의 구조는 케이뱅크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를 최소화한 구조 덕분에 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고객 확보와 대출 성장의 선순환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금융을 넘어 일상과 맞닿은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지향한다. 단순한 은행 기능을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 고객 생활 전반에 파고드는 다양한 제휴와 서비스 통합이 이를 가능케 한다. 통신사, 증권사, 디지털자산 플랫폼 등과의 협력을 통해, 계좌 하나로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케이뱅크는 비대면 금융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고객 편의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술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다.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를 통해 확보한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향후 관련 신사업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중개 기능을 넘어서, 디지털자산 연계 금융서비스, 자산관리, 커스터디 등으로 사업 모델을 넓혀간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신사업은 케이뱅크가 단순한 인터넷은행을 넘어, 미래 금융 생태계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는 장기적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