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00달러 넘을 경우 미국 인플레 5% 이상 치솟을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폭격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트럼프 “이란 핵시설 3곳 공격 완료”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고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에선 이란의 보복 대응에 따른 국제유가 급증을 크게 우려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중동 정세가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며 갈등 확산을 제한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중동 내 위상 약화 우려로 인해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최종 선택에 따라 금융시장 반응은 정반대로 갈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란 보복 가능성에 국제유가 긴장 고조


서상영 연구원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80달러, 90달러, 100달러 이상으로 각각 상승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면 물가가 점진적으로 오르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지는 줄어든다”며 “이 경우 에너지 및 방산주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기술주와 소비재는 조정을 받을 수 있으며, 고유가에 따른 소비 위축은 실물경제 성장률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90달러를 초과할 경우에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해진다.

서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 후반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며 “이로 인해 증시는 전반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특히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는 급락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통화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화·유로·엔화 등 주요 통화의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서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이 연 5~6%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증시가 광범위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와 금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위험자산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투자기관들도 유가 급등 시나리오를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 유가를 80~85달러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JP모간은 100달러 도달 시 CPI가 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유가가 130달러에 이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6%를 초과하고, 성장률은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 경고했다. 블랙록은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8%(0.21달러) 내린 배럴당 74.9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2.33%(1.84달러) 급락한 배럴당 77.0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향후 2주 내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0일이었던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 역시 중동지역 리스크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코스피는 19일 보다 1.48%(44.10포인트) 오른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28일(3020.24)이 마지막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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