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KB·기업銀 최대 0.25%p↓…농협·인뱅 이미 최대 0.30%p↓
주식예탁금은 3년來 최대…2금융 예금보호 상향 예고에 머니무브

지난 5일 코스피가 11개월 만에 2810을 돌파하자 하나은행 딜링룸에 활기가 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5일 코스피가 11개월 만에 2810을 돌파하자 하나은행 딜링룸에 활기가 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 하강 우려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줄 인하 기조 속 은행권 예금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들이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금 금리를 제시하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치가 꿈틀대자 이자 생활자들 ‘머니무브’ 조짐도 감지된다. 오는 9월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에 따른 예금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3개 정기예금(거치식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상품·만기·이자지급 방식에 따라 연 0.10∼0.25%포인트(p) 낮추기로 결정했다.

대표 수신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상단은 기존 2.40%에서 2.20%로 낮아진다. 1년 만기 금리는 2.40%에서 2.15%로 0.25%p나 떨어진다.

일반 정기예금과 국민슈퍼정기예금(고정금리형)도 3년 이상 맡겼을 때 적용되는 최고 기본금리가 2.40%에서 2.20%로 낮아진다.

IBK기업은행 역시 같은 날 정기예금 2개,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인하 예정이다.

IBK평생한가족통장(정기예금)의 기본금리가 2.45%에서 2.25%로 0.20%p 내리고, IBK중기근로자우대적금(정기적금) 기본금리도 2.75%에서 2.50%로 0.25%p 낮아진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통계상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5일 현재 2.539%로 한 달 전인 지난달 2일(2.640%)보다 약 0.1%p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2.571%에서 2.528%로 내렸다.

앞서 지난 2일 SC제일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p 낮췄고, 같은 날 NH농협은행도 정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p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0.10∼0.30%p 내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0∼2.85%다. 최고금리는 각 은행의 예금 기본금리에 우대금리 등이 더해진 것으로, 실제 금융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금리에 가깝다.

지난 4일 기준 5대 은행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연 2.58∼3.10%)와 비교하면 약 한 달 사이 상단과 하단이 0.08%p, 0.25%p 떨어졌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에서도 올해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가중평균 금리는 2.73%로, 2022년 6월(2.73%)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은행권은 예금금리가 당분간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이 예금에서 이탈해 주식·코인·부동산 등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1~2차례 더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예금이자에 의존해 생활하는 고령층이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이 7월 3차 스트레스DSR 확대 시행을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오르는가 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효과로 외국인 자금의 귀환에 따라 코스피가 2800을 넘고 가상자산 ETF 출범 및 스테이블코인 등장 기대감 등으로 주식과 가상자산 등이 들썩이며 예금생활자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60조1886억원까지 불어 지난 2022년 6월 2일(61조6321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건전성 관리로 적극적인 영업을 지양했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오는 9월 예금자보호 한도의 상향(5000만원에서 1억으로)에 따라 자금 유치의 고삐를 조이면서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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