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4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상승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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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내수 부진 속에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2022년 3분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이 업종의 대출은 줄곧 증가해왔지만, 코로나19 타격이 극심했던 2020년 한 해 동안만 11조원 넘게 급증한 바 있다. 이후 증가세는 잠시 꺾였지만, 지난해 다시 3조6000억원 이상이 늘며 반등했다.

이 배경에는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위축이 있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에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내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실제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3.6% 하락해,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8개 분기 연속 하락 중이며, 4월에도 2.5% 줄었다.

고용시장도 위기다.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6만7000명 감소해,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던 2021년 1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정부는 자영업 부실 위험에 대응해 채무조정·탕감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준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시절 “단순 조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탕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금융당국은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배드뱅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9월까지 유예된 대출은 약 47조원에 달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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