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확산..주택지표는 여전히 부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국민 통합을 이끌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국민 통합을 이끌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공공주택 공급 확대 방침이 건설업계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와 공공투자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위축된 시장 심리에 온기가 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SOC 예산 확대에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높아


6일 정치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 및 분담금 완화를 공약했다. 

또한 공공주택과 관련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활용해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공공임대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밖에 1인 가구를 비롯해 청년층을 위해 슬세권(슬리퍼+역세권) 주거복합플랫폼주택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건설업계는 새 정부가 침체한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이 본격화하면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확대 및 민간·공공기관 미분양 주택 매입 활성화, 공공택지·지자체 주택사업 착공·인허가 확대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매년 10조원 이상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예산안에 반영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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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5월말까지 건설주 주요 종목들의 주가 흐름을 보면 30% 이상 상승했다. 종목별로 보면, 현대건설 159%, 삼성E&A 30%, GS건설 30%, DL이앤씨 51%, 대우건설 34%, HDC현대산업개발 30%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신정부의 건설주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올랐고,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함께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올해와 내년, 그리고 그 이후의 실적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가치평가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 추세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종은 코스피 전체보다 뚜렷하게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초만 해도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많이 낮은 수준(PBR 0.3~0.4배)으로 평가받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원전 수주 기대감과 국내외 건설 투자 확대 전망이 겹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건설사 평균 PER 7배..코로나 초저금리 시기와 유사


현재 건설사들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현대건설이 11.5배, 삼성E&A는 6.8배, GS건설 9.1배, 대우건설 6.9배, DL이앤씨 5.8배, HDC현대산업개발은 6.0배 수준이다. 

이처럼 주택 관련 건설사의 평균 PER이 약 7배 정도 되는 상황은, 과거 코로나 시기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주택 착공이 활발해졌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에도 건설사들의 PER은 8배에 달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택 물량 확대와 2029년까지 건설사 전반의 이익 증가가 기대되기에 관련 종목 역시 상승 사이클로 진입 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의 핵심은 결국 얼마나 많은 일을 따내느냐(수주 산업)”라며, “이번 주가 상승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2~3년 동안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상승 흐름의 시작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건설업의 핵심은 결국 얼마나 많은 일을 따내느냐(수주 산업)”라며, “이번 주가 상승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2~3년 동안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상승 흐름의 시작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착공됐던 프로젝트들이 준공되며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고, 이는 건설주들의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입주 물량 급감 우려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의 명분이 되며, 정책적으로 공급 확대 논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선 이후 균형발전, 부동산 공급 확대,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이 건설업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021년 착공 현장들의 준공 사이클이 도래하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건설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착공 면적은 이르면 올해 말에는 유의미한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회복 못한 주택지표..착공·분양 모두 부진


다만 주택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건설기성액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바 있다.

4월 착공은 전년 동월 대비 42.9% 감소한 2만5000호를 기록했다. 분양은 2만호로 전년 동월 대비 27.7% 감소했다. 1분기 합계치가 2만1000세대로 4월 한 달간 분양 세대수가 더 많았으나, 여전히 평년 수준에 못 미치는 수치다. 

미분양은 6만8000호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127호 감소했다. 미분양의 감소는 3월까지의 분양이 저조했던 결과다. 준공후 미분양은 2만6000호로 전월 대비 1305호 증가했다. 작년 8월 이후 21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4월 건설 기성액은 전년동월대비 23.0% 감소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20%대의 감소로 시작했다. 3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지수는 수도권과 기타지방이 상승했다. 반면 2월 아파트 전세 실거래 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락 폭은 축소됐지만 전국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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