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공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공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미국발 관세, 중국발 공급 과잉 및 출혈 경쟁 등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24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닛산자동차가 올해 2분기(4~6월)에도 조단위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경영난으로 대규모 감원과 공장 폐쇄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글로벌 완성차 시장 침체기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날 요코하마 본사에서 열린 닛산 주주총회에서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이번 2분기에 영업적자 2000억엔(약 1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 같다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해당 전망치에는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 등이 반영됐다.

닛산은 이미 지난 2024사업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연간 6708억엔(약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2만명 감원과 7개 공장 폐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교도통신은 "닛산이 폐쇄할 공장 등 세부 구조조정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도 고전하고 있다. 특히 미국발 관세 여파로 지난달 대미 수출이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총생산 규모도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달 대미 수출 물량은 총 7만7892대로, 전년 동월(9만9172대)보다 21.5%나 줄었다. 따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31.4% 줄어든 4만2574대, 기아는 4.8% 감소한 3만5318대에 그쳤다.

최대 완성차 시장인 미국으로의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국내 생산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2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국내 생산 규모는 총 29만1649대로, 전년 동월(30만6994대) 대비 5.0% 줄었다. 현대차는 6.0% 감소한 15만7314대, 기아는 3.8% 줄어든 13만4335대다.

현대차·기아의 생산량 감소로 지난달 국내 자동차 총생산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3.7% 줄어든 35만8969대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미 수출 대신 현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고관세 정책 리스크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생산 확대나 수출 다변화와 같은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기차를 등에 업고 성장하던 중국 시장도 공급 과잉에 따른 저가 출혈 경쟁으로 위기인 상황이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저가 경쟁을 방지하려는 조치도 마련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제16차 회의에서는 '반(反)부정당경쟁법(부정경쟁방지법)' 수정 초안을 심의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플랫폼 경영자가 비용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강제하거나 시장 경쟁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 허위 거래와 허위 평가, 악성 반품 등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해 플랫폼 내 경영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이는 최근 중국 완성차 시장에서 저가 가격 경쟁이 집중적으로 벌어지는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거시경제 주무 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내권과 경쟁 질서 상실에 빠져있다"고 경고하는 등 중국 내에서 자동차 과잉 생산에 따른 저가 출혈 경쟁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리 자동차의 리수푸 회장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과잉 생산 문제에 빠졌다"면서 신규 공장 건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버트 호프만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겸임교수는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더 큰 문제는 그로 인해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BYD조차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체 기업의 3분의 1이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현대차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