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이 전분기 대비 500조원을 훌쩍 넘게 불어났다. 상승 종목 비중은 10곳 중 7곳을 웃돌았고, 1조원 이상 증가한 종목도 80개를 넘겼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단일 종목 기준 73조원 넘게 시총이 증가하며 2분기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시총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CXO연구소가 올해 3월 말과 6월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종목 2758곳의 시가총액을 비교한 ‘2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서 우선주를 제외했으며, 시총 자료는 한국거래소 공시 기준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6월 말 전체 시총은 2856조원으로, 3월 말 2324조원 대비 532조원 증가했다. 3개월 만에 22.9% 늘어난 셈이다. 1분기 상승률이 3%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도 74.9%인 2066곳 시총이 상승했다. 반면 하락한 종목은 599곳(21.7%)에 그쳤고, 나머지 93곳(3.4%)은 변동이 없거나 신규 상장 종목이었다.
시총 1조원 이상인 ‘시총 1조 클럽’은 1분기 242곳에서 2분기 284곳으로 늘었다. 10조원 이상 종목도 43곳에서 55곳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은 시총 증가폭을 기록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이 종목의 시총은 3월 말 138조8300억원에서 6월 말 212조5766억원으로 73조7466억원 급증했다. AI 반도체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개월 사이 15조에서 43조8000억원으로 몸집을 키우며 시총 순위가 23계단 상승, 5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시총 증가액만 28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13조2715억원) ▲삼성전자(11조8392억원) ▲SK스퀘어(11조7815억원) ▲HD한국조선해양(11조677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조5277억원) ▲한국전력(11조3306억원) ▲네이버(11조3282억원) ▲KB금융(11조2154억원)도 시총 증가폭 10조원을 넘겼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78조2730억원에서 69조4980억원으로 8조7750억원 감소했다. 이밖에 ▲메리츠금융지주(3조162억원↓) ▲LG화학(2조3648억원↓) ▲POSCO홀딩스(1조887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조5658억원↓)도 1조원 이상 시총이 감소한 종목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시총 TOP20 명단도 크게 흔들렸다. 기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20곳 중 절반 이상이 교체됐고, 신규 진입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28위→5위) ▲HD한국조선해양(29위→17위) ▲삼성생명(25위→18위) ▲한국전력(30위→19위) ▲하나금융지주(22위→20위)였다. 3개월 사이 두산에너빌리티는 시총 순위가 23계단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점프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메리츠금융지주(14위→26위) ▲POSCO홀딩스(15위→25위) ▲한화오션(16위→21위) ▲알테오젠(18위→28위) ▲LG화학(20위→35위)은 시총 톱20에서 탈락했다.
시총 1조 클럽 종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로, 191.7%에 달했다. 이어 ▲카카오페이(168.2%) ▲디앤디파마텍(160.6%) ▲실리콘투(152.4%) ▲비에이치에이(146.4%) ▲미래에셋증권(133.9%) ▲한화(130.3%) ▲에이피알(125.7%) ▲롯데관광개발(124.7%) ▲두산(124.3%) 등도 2분기 들어 시총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종목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분기 국내 증시는 1분기와 달리 상승 종목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정권 교체로 인한 정치적 안정감이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3분기에는 미국발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성장세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