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기준 연고점, 하루 만에 갱신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3183.23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은 6월까지 2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9개월간의 이탈 흐름을 반전시켰다. 조기 대선 이후 정치 리스크 완화, 정부의 부양 정책, 제도 개편 등이 외국인 자금의 귀환을 이끌었다. 개인 투자자들도 고객예탁금을 크게 늘리며 시장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8% 오른 3183.2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연고점을 넘어선 데 이어, 종가 기준 연고점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9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462억원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5654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외국인의 이탈은 이제 반전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에 2조100억원, 6월엔 3조76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9개월간 이어진 매도 기조에서 벗어나며, 시장 참여의 무게중심이 다시 국내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에서 등을 돌린 배경엔 미국 대선 정국이 있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인지력 논란으로 낙마하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가 다시 유력 주자로 떠오르던 지난해 하반기, 한국 주식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직면했다. 특히 유세운동 중 피격되는 사건과 한국 내 ‘비상계엄 선포’ 파장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하지만 분위기는 바뀌었다. 지난달 3일 치러진 조기 대선을 기점으로 국내 정치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외국인 자금이 다시 한국 시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출 확대 기대감, 금리 인하, 원화 강세, 증시 부양책 등 정책 신호도 외국인 귀환의 촉매가 됐다.
상법 개정안 처리,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제도 변화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던 30% 초반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31.6%로 소폭 반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 강세 재현이나 충격적 변수가 없다면, 외국인이 당장 국내 주식을 팔 이유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들도 증시 반등에 일조했다. 지난 3개월간 고객예탁금이 51조 원에서 67조 원으로 뛰며, 조정 시 적극 매수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북 관계 개선 기대, 주주환원 정책 확대, 정치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한국 증시에 씌워졌던 디스카운트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