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여력·통합 시너지 감안시 ‘우려 과도’ 진단

ABL생명 사옥. ABL생명 제공.
ABL생명 사옥. ABL생명 제공.

ABL생명의 자본비율(K-ICS) 이슈가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실질적 위험 요인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일앤리스백(보유 부동산 매각 후 재임대)을 통한 자본 유동성 확보, 장기적 포트폴리오 전략, 외국계 보험사 시절의 운용 역량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K-ICS 논란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여의도 본사 빌딩을 포함한 우량 부동산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다, 동양생명과의 통합을 통해 ‘우리라이프(가칭)’라는 신규 보험사가 출범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논란은 단기적인 수치만을 보고 판단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건전성 우려…세일앤리스백 통한 자본 확충 전망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BL생명의 2025년 3월 말 기준 K-ICS 비율은 167.96%(경과조치 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생명(165.4%), 한화생명(158.2%), 교보생명(153.7%) 등 주요 생보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자본 확충 필요성을 거론하며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ABL생명의 K-ICS 비율만 놓고 보면 오히려 대형 생보사보다 양호한 수준”이라며 “문제가 되는 건 수치 그 자체보다는 시장의 심리이며, ABL생명은 유동성 관리 능력과 자산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ABL생명은 여의도 본사 빌딩과 연수원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시 이를 매각한 뒤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통해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과거 외국계 보험사였던 만큼,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필요한 시점에 자산 매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2024년 8월,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ABL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약 6000억원의 회계상 차익을 실현했는데, 이는 ABL생명과 동양생명을 포함한 두 보험사의 자본총계(2조2000억원) 대비, 투입 자금(약 1조5000억원)이 적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우리금융이 ABL생명에 투입해야 할 자본 규모를 약 68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인수 차익을 활용할 경우 실제 추가로 필요한 자본은 8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가운데)과 동양생명·ABL생명 직원. 우리금융그룹 제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가운데)과 동양생명·ABL생명 직원. 우리금융그룹 제공.

ABL생명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사의 K-ICS비율은 관련 규제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전략 수립 및 모니터링을 통한 금리위험 관리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금리 하락 등 비우호적인 경제 환경과 제도 강화로 인해 부채 듀레이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채 매입을 통한 가용 자본 관리와 금리 위험 최소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한 경우 추가 자본관리 방안 시행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투자형 비중? 오히려 통합 포트폴리오 전략 측면에선 강점


ABL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와 관련해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투자형 보험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외국계 보험사 시절에 형성된 구조일 뿐이며, 최근에는 보장성 중심의 구조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신임 대표로 선임된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는 ING생명·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 등에서 FC채널과 보장성 보험 강화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투자형 보험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통합 보험사(우리라이프)의 중장기 전략에서 유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장성에만 집중된 상품 구조는 금리 변동에 취약한데, 일정 부분 저축성·투자형 보험이 병행돼야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ABL생명은 외국계 시절부터 축적해온 투자형 상품 설계 및 운용 역량이 있어, 이를 통합 이후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BL생명은 단기 유동성과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도 무리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공시에 따르면, ABL생명의 총자산은 19조6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76억원이며, 유동성 비율은 무려 728.3%에 달한다. 이는 보험업권 내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회사 측도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전략을 정기적으로 수립 및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금리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 자본관리 방안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 ABL생명 제공.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 ABL생명 제공.

한편 ABL생명은 이달 주주총회를 열고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곽 신임 대표는 설계사 출신으로 보험대리점(GA) 대표까지 경험한 드문 이력의 보유자이며, ING생명·오렌지라이프 등에서 영업 부문을 총괄하며 업계의 대표적인 ‘현장형 리더’로 평가받아왔다. 우리금융 내 보험 자회사의 영업력 강화와 상품 재편을 동시에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은 단독으로 보더라도 안정성이 높고, 통합 이후에는 동양생명 중심의 자산 구조와 ABL의 운용 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단기 재무 부담도 낮고, 중장기 보험 포트폴리오 재구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인수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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