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99.7% 개방, 미국 부처 공감...농업의 민감성 고려"
"한미 상호관세 25%→15%로 인하...자동차 관세 포함"
"3500억달러 투자펀드 조성...조선 펀드 1500억 달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오전 브리핑에서 한미 통상 협상 결과와 관련해 "식량 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서 밝혔던 "농산물 완전 개방" 내용과 다르다. 김 실장은 "미국 측의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종 합의 과정에서는 농산물 추가 개방을 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 실장은 "우리나라 농업 프로덕트가 99.7%가 개방돼 있다. 10개 내외 종목만 유보돼 있다"며 "(이런 상황을) 미국의 다른 부처가 공감해줬다. 문제되지 않는 '딜'을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우리 정부는 척박한 일정 속에서 미국과의 통상 협의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무조정실 등 여러 관계 부처 그리고 대통령실이 함께 힘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인하된다"고 밝혔다.

또한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의 경우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며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한다는 원칙 하에 협상에 임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한미 양국이 1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펀드'를 조성한다고 했다. 해당 펀드는 선박 건조, MRO(정비·수리·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며, 우리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한 구체적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세계 최고의 설계·건조 경쟁력을 갖춘 우리 조선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는 미국 기업들이 협력한다면, 자율 운항 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 외에도 반도체, 원전, 2차 전지, 바이오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 펀드도 2000억달러 규모로 조성된다.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한다면, 실제 우리의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 수준이 된다. 

김 실장은 "(미국 통계 기준) 한국과 일본의 2024년 기준 무역 적자는 규모가 유사하다"며 "한국은 660억달러 흑자 일본은 685억달러 흑자"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본 펀드의 투자 분야를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미국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2월 출범 이후 정부는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미국과의 통상 협의에 총력을 다해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대통령실이 힘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들도 조선업 등 제조업 협력 방안 도출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원팀'으로 함께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주요국 대비 동등하거나 더 나은 조건으로 변경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미 관세 15%는 과거와는 다른 교역 환경이며 도전인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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