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시장 예상보다 덜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할 것”
관세협상 후 원/달러 환율 급등...1400원 터치

피치 제공.
피치 제공.

글로벌신용평가업계에서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수개월 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1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레이팅(Fitch Ratings)은 ‘7월 외환시장 모니터’ 보고서를 발간하며 ‘달러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완만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스 무스카텔리 피치 외환시장 디렉터는 “달러는 최근 몇 주 동안 다른 통화 대비 일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화가 6월 말 저점 대비 약 1.5% 상승했다고 언급하며, “이는 연초 대비 여전히 9%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무스카텔리 디렉터는 “대부분의 주요국 통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으며, 선진국 통화는 평균 7.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 통화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지만, 터키 리라화는 예외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달러 약세 흐름은 지난 15년간 이어져온 장기 상승 추세의 일부 조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달러 지수(DXY)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 대비 약 37%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BIS 무역가중 명목환율과 실질실효환율(REER) 역시 장기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스카텔리 디렉터는 “연말까지 달러가 (달러지수 기준으로) 약 2.5%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연방준비제도가 2025년에 시장 예상보다 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선물환율을 분석한 결과, 향후 6개월간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미국의 금리가 여전히 다른 주요국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의 금리 격차가 선반영되면서 달러에 대한 평가절하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의 향방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스카텔리 디렉터는 “환율 변동은 경제 및 통화정책뿐 아니라, 달러화 표시 부채를 보유한 국가들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스카텔리 디렉터는 “앞으로의 달러 움직임은 금리 경로, 정책 불확실성 완화 여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환율은 항상 전방위적 리스크 요인과 연결돼 있는 만큼, 복합적인 분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가 이어지며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오전 10시 33분 기준 환율은 1400.0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대비 8.0원 상승한 1395.0원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상승 폭을 키웠다. 1400원 이상 환율은 5월 19일(장중 고점 1401.3원) 이후 처음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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