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발언, ‘뉘앙스’에 쏠린 시장의 시선
미국 선제적 금리 인하 있어야 한국 정책 여력 확보 가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제공.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 결정을 내린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핵심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가 나올지 여부다.


◇ 트럼프의 연준 압박, 정치 리스크로 부상


27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2023년 중반부터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며 긴축 기조를 동결해왔다.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통화정책 변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이 너무 늦었다”며 “미국 경제가 무너지기 전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7월 FOMC에서의 금리 동결을 반영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묵언기간에 돌입해 조용한 연준은 변동성을 낮추는 재료“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동결 결정이 나더라도 연준 내 의견이 엇갈릴 경우 9월 인하 기대감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번주는 글로벌 커브 스팁 압력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 하락 압력이 우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FOMC는 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기자회견에서 고용, 물가에 대한 연준의 평가 변화와 7월 인하 소수의견 확대 여부(기존 2명)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7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이 다음 수순으로 언제 금리를 내릴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제조업, 소비지표 모두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하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9월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 월가도 연내 인하 전망…속도·폭은 여전히 변수


파월 의장이 이번 FOMC 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연준은 직접적인 금리 인하 언급 없이도 ‘리스크 균형’, ‘인내’, ‘데이터 의존’ 등의 단어로 시장 기대를 조율해왔다. 시장은 이번에도 이런 뉘앙스를 분석해 다음 금리 결정의 방향을 가늠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도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올해 말까지 0.50%p 인하를 예측했으며, 씨티그룹은 최대 0.75%p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다만 연준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시장 기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7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 모습.
지난 10일 금통위 후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아시아 시장도 미국의 이번 회의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 수출 중심 국가들은 달러 강세와 금리 차에 따른 자금 흐름 변화를 고려해 자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신호 하나가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 밸런스를 뒤흔들 수 있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인하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면서 “시장은 금리인하에 강경했던 제롬 파월 의장의 기조 변화 또는 관철 여부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의 통화정책은 한국 경제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0%로, 미국과의 금리 차는 2.00%p에 이른다. 이런 금리 역전은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은행의 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9월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도 정책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