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통화정책 통제 강화” 주장 이력도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미란 연준 이사 지명자. 트루스소셜 화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미란 연준 이사 지명자. 트루스소셜 화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사퇴 의사를 밝힌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방준비제도 이사의 후임자로 7일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다.

7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스티븐 미란을 연방연준의 새 이사로 지명했다. 미란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 내년 1월 31일까지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직접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란은 나의 첫 번째 행정부에서 탁월한 기여를 했다”며 “경제 분야에서 그의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미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재무부 선임 고문으로 활동하며,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보좌한 바 있다. 이러한 경력은 그를 ‘트럼프 경제 라인’의 핵심 인사로 분류하게 만든 배경이다.

하지만 그의 지명은 정치권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SNS 플랫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미란은 트럼프의 충성파로, 미국 가계에 부담을 안긴 무질서한 관세 정책의 설계자 중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상원은 여름 휴회 중으로, 미란 지명자의 인준은 9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인준 절차는 은행위원회 청문회, 상임위 표결, 본회의 투표를 차례로 거쳐야 하며, 정치적 공방이 격화될 경우 일정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

만약 9월 중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면, 미란은 오는 1월까지 총 4차례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해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일정상 그가 참여할 수 있는 회의는 9월(16~17일), 10월(28~29일), 12월(9~10일), 내년 1월(30~31일)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그의 통화정책 성향이다. 일반적으로 미란은 매파(긴축 선호) 경제학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해 맨해튼연구소가 발간한 한 논문에서 그는 연준 이사들의 임기를 단축하는 등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기존 원칙과는 상충하는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인사가 단순한 인사권 행사를 넘어, 트럼프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 확대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되는 이유다. 미란의 인준 여부와 향후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 그리고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미국 금융·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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