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저평가 해소, 전략산업 ETF 투자 기회 확대”
중국 증시가 10년 만에 반등을 시작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I·전기차·로봇·바이오테크 등 전략산업 성장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중국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중국 투자, 유동성 이동이 만드는 기회
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ETF가 소개하는 중국 증시 투자 전략’을 주제로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상해 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8월까지 약 19% 올랐다. 2014년 약 2만3600선에서 출발한 항셍지수는 2017년 2만9900선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미·중 갈등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장기 하락세에 빠졌다. 2023년에는 1만7000선까지 밀리며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중국 증시 반등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인 장기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질문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가 앞선 10년간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면, 현재 시점은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이자 반등의 시작”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부당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인데 밸류에이션 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 점에 주목해 투자 선택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유동성이 너무나 풍부하지만 자금이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며 “예금 이율과 10년 국채 금리가 모두 1%대이고, 부동산도 아직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실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중국 증시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난 10년간 정체 구간을 지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졌지만, 이번에는 구조적 변화가 뒷받침되는 기회”라며 “10년 만에 찾아온 전략적 투자 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본토 내부에서도 증시가 다시 부각되고 있어 유동성이 움직일 때 중국 증시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의현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가계 저축액은 GDP의 120%에 달할 정도로 예금과 채권에 쏠려 있었다”며 “놀랍게도 가계 저축액이 160조 위안에 육박했는데, 이는 한국의 GDP 대비 은행 예금 비중(약 50%)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6%, 10년 국채 수익률이 1.7% 수준으로 안전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극히 낮다”며 “이제 중국 개인들은 자금을 새로운 투자처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 종합지수의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예금과 채권에 쏠렸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증권계좌 개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456만건을 기록했다. 2024년 10월에만 684만 계좌가 개설됐는데 당시 증시가 급등하던 시점이었다.
정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는 상승할 때 계좌 개설이 폭증하고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구조”라며 “예금 대비 중국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 2014년과 2024년에 저점을 찍었는데, 2014년 저점 이후 상하이 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로 수직 상승했다”고 말했다.
◇ 미국과 중국의 기술주 밸류에이션 격차
정의현 본부장은 “항생테크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에 불과한 반면 나스닥100은 27배에 달한다”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양 시장이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2023년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의 핵심 원인은 미국 AI 주도주였다”며 “그러나 중국 역시 AI 산업에서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미국을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중국의 딥시크 아론 모델은 오픈AI o1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였다”며 “저렴한 가격은 AI 확산을 촉진하고, 기업들이 부담 없이 AI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부연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의 슈퍼앱은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어 AI 대중화에 유리하다”며 “위챗이나 알리페이 같은 앱은 수억 명의 사용자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접속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는 AI 모델의 학습과 고도화를 앞당기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알리페이와 타오바오 앱에서 AI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고, 자체 설계한 추론용 AI 칩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리바바의 신규 칩은 중국 내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엔비디아 쿠다와 호환이 가능해 성능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AI 칩의 50% 이상을 국산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2025년 자급률은 42%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AI 칩 전략은 중국 테크 기업의 저평가를 해소할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이 AI 외에도 다양한 산업에서 글로벌 선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를 이끄는 기업으로, 배터리와 반도체, 모터 등 핵심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특히 배터리 팩을 없애고 차체와 일체화한 구조를 도입해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해서는 “중국은 이미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관련 특허 수가 일본을 넘어섰다”며 “유비테크 등 기업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고, 부품과 원자재 공급망도 중국에 집중돼 있어 성장 기반이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중국의 원자재와 부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은 로봇 산업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테크 산업과 관련해 그는 “중국은 과거 제약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임상 비용이 낮고 기간이 짧은 구조적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이후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 수출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숫자가 입증되면 주가는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 투자는 타이거 ETF로 해야 한다”며 “현재 17개의 중국 ETF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만 4개의 신규 상품을 상장했다. 국내 중국 ETF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ETF는 설계·파운드리·장비 기업까지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유일한 상품”이라며 “최근 3년 평균 매출 성장률이 20~40%에 달하는 기업들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 ETF는 전통 산업용 로봇을 배제하고 신성장 기업만 담을 수 있는 순수 테마형 상품”이라며 “유비테크를 포함한 핵심 기업들이 편입돼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테크 ETF에 대해서는 “중국 바이오테크 산업은 이미 빠른 임상과 낮은 비용, AI 접목으로 성장세가 확인된 산업”이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리바바, BYD, 샤오미에 각각 20%씩 투자하는 글로벌 리더스 탑3 ETF와, 본토와 홍콩을 아우르는 차이나 테크 톱텐 ETF도 주목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