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선물세트 시장은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백화점은 수십만원대 한우와 희소성 와인을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5만원 이하 실속형 상품으로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선택이 실속파와 체면파로 갈리면서 유통 채널별 대응도 뚜렷이 구분되는 모습이다. 유통가 대표 기업이 내세운 가성비 상품과 고가 프리미엄 상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백화점 업계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초고가 프리미엄 세트를 잇달아 확대하며 고급 선물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 롯데百, 맞춤형 추석 한우 세트 확대…2030·하이엔드 수요 동시 겨냥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모델이 추석 한우 기프트를 구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모델이 추석 한우 기프트를 구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2025년 추석을 앞두고 ‘큐레이션 한우 기프트’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우선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이지 프리미엄(Easy Premium)’ 상품군을 기존 대비 3배 확대했다. 1+등급 이상 한우를 300g 단위로 소포장한 ‘소확행 기프트’ 시리즈는 2030세대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설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늘어난 바 있다. 이번 추석에는 품목을 8종으로 확대하고 보관이 용이한 개별 포장 용기를 도입했다.

또한 롯데는 ‘취향 큐레이션’ 기프트를 처음 선보인다. 동일 부위를 3개 등급으로 맛볼 수 있는 ‘마블링 큐레이션’, 동일 부위·등급을 네 가지 두께로 구성한 ‘두께 큐레이션’, 동일 등급을 다양한 부위로 조합한 ‘부위 큐레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선물하는 이는 선택의 고민을 줄이고, 받는 이는 다양한 조합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수 사육 방식으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한우’도 강화한다. 함양 화식 발효 사료를 먹인 ‘미경산 한우’, 울릉도 토종 ‘칡소’, 정부 인증 ‘저탄소 한우’ 등은 일반 한우보다 10% 이상 비싼 가격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 롯데는 합리적인 가격대 상품을 새롭게 도입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하이엔드 수요를 겨냥한 초프리미엄 라인도 확대된다. 100만원 이상 고급 세트는 올해 설 매출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으며, 특히 ‘엘프르미에 암소한우’가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번 추석에는 물량을 10% 늘리고, 50만원대 ‘엘프르미에 암소 한우 클래식 기프트’를 새롭게 출시해 선택 폭을 넓힌다.


◆ 신세계百, 추석 선물세트 전략 차별화…건강·티 브랜드 단독 협업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포트넘앤메이슨 매장에서 모델들이 추석 선물 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포트넘앤메이슨 매장에서 모델들이 추석 선물 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2025년 추석을 맞아 프리미엄 건강·티 브랜드와 손잡고 차별화된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먼저 청담동 한약사 부부가 운영하는 한방 브랜드 ‘경옥채’와 협업해 단독 기프트를 출시했다. 대표 상품인 ‘더경옥 블랙에디션 리미티드’는 국내산 산양산삼, 러시아 알타이산 녹용, 금산산 6년근 유기농 홍삼, 지리산 토종꿀을 담아 만든 프리미엄 라인으로, 합성 첨가물과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이 제품은 600g 한 세트 기준 120만원에 판매된다.

또 다른 대표 상품인 ‘경옥채 해·소 세트’는 침향, 칡, 헛개나무, 꿀을 원료로 환과 액상차 형태를 함께 구성해 명절 전후 건강 관리용으로 제안되며, 가격은 3만8000원이다. 해당 상품은 강남점, 대전 아트앤사이언스, 도곡 푸드마켓 등 주요 매장에서 판매된다.

이와 함께 영국 대표 홍차 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의 햄퍼 세트도 단독 출시된다. ‘포트넘 스파클링 티 시그니처 햄퍼’는 스파클링 티, 티팟, 비스킷, 프리저브 등 인기 아이템 10종을 담아 62만6000원에 판매한다. 또 다른 상품인 ‘포트넘 스파클링 티 올인원 햄퍼’는 로제 스파클링 티, 티, 프리저브, 비스킷 등 5종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33만9000원이다. 해당 세트는 강남점, 본점, 센텀시티, 대전 아트앤사이언스 등 주요 점포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갤러리아百, 한우 ·독점 수입 샴페인·프리미엄 디저트…고급화 전략 강화


(왼쪽부터) 9+ 갤러리아 한우 세트 1호, 레지스 포아시네 세트. 갤러리아 제공
(왼쪽부터) 9+ 갤러리아 한우 세트 1호, 레지스 포아시네 세트. 갤러리아 제공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17일부터 ‘2025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다. 최고급 한우, 독점 수입 샴페인, 프리미엄 디저트 모둠 세트 등 고급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온라인 할인 프로모션을 확대해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우선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한우 선물세트는 희소성이 높은 최고급 상품으로 구성했다. 대표 상품인 ‘9+ 한우세트’는 1++등급 중에서도 마블링스코어(BMS) 9등급에 해당하는 부위만 엄선했다. 전국 경매 물량의 2~3%에 불과한 최고급 원육으로 가격대는 5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이와 함께 강진맥우, 목초 사육(grass-fed) 한우로 만든 프리미엄 육포 세트도 마련했다. 조청과 매실액으로 가공해 담백한 맛을 구현했으며 10만원대 가격으로 선보인다.

한화갤러리아의 주류 수입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 와이너리 제품을 독점으로 공급한다. 주요 상품은 △석회 동굴 숙성 ‘도멘 드 튈러리’ 세트 △40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레지스 포아시네’ 세트다.

특히 ‘도멘 드 튈러리’는 글로벌 미식 평가 가이드 ‘고 에 미요(Gault & Millau)’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으로 ‘더 비노494’ 매장에서 판매된다.

미식을 즐기는 고객층을 겨냥한 모둠 세트도 강화했다. 대표 상품은 캐비어, 치즈, 살라미 등으로 구성된 ‘더 더치 럭셔리 캐비어 기프트’로 11만27만원대다.

이 외에도 △곶감·그래놀라·치즈를 결합한 ‘곶감에 프리미엄 세트’ △쿠키를 우든 케이스에 담은 ‘아틀리에폰드 쿠키박스 세트’ △프리미엄 버터가 포함된 ‘메종 라꽁비에뜨 사브레 버터샌드 세트’ 등을 3만16만 원대에 선보인다.

온라인 채널 할인율도 강화됐다. 전년 대비 할인 폭을 확대해 최대 15%까지 낮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갤러리아몰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된다. 자체 브랜드 ‘고메이494 PB’ 선물세트는 쿠팡과 컬리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과 실속형을 아우르는 다양한 구성을 통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했다”며 “앞으로도 명절 수요에 맞춘 차별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최대 300만원 한우 세트 포함…역대급 물량 확대


현대백화점이 올해 추석선물 세트로 선보이는 ‘현대 한우 구이모둠 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올해 추석선물 세트로 선보이는 ‘현대 한우 구이모둠 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최대 300만 원에 달하는 초프리미엄 한우 세트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고급 선물 수요를 정조준하는 한편, 긴 연휴에 대비해 예약 판매 물량도 전년보다 20% 확대했다.

회사는 오는 15일까지 압구정본점을 비롯한 전국 전 점포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현대홈쇼핑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도 순차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예약 판매 상품은 한우, 굴비, 청과, 건강식품, 주류 등 약 220여 종으로 구성된다. 최대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현대특선 한우 죽 세트’는 36만원에서 34만원으로, ‘현대명품 사과·배 세트’는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현대 영광 참굴비 죽’은 33만원에서 27만원으로, ‘명인명촌 미본 선 세트’는 22만5000원에서 20만2500원으로 각각 할인된다. 온라인몰 구매 시에는 추가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카드 결제 고객은 상시 5%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우 선물세트는 올해 11만 세트로 확대됐다. 초프리미엄 라인의 대표 상품인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은 300만원에 판매되며 소포장 제품인 ‘한우 소담 성(誠)’은 10만원대 가격으로 구성됐다. 특수부위 세트는 전년보다 15% 늘린 3만 세트를 준비했다. 제비추리, 토시살, 안창살 등을 각각 0.2kg 담은 ‘한우 특수부위 세트 매’는 43만원에 판매되고, 8종을 조합한 ‘국’ 세트는 40만원으로 책정됐다.

홈다이닝과 미식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스테이크 세트도 강화했다. 안심, 등심, 채끝, 부채살을 각각 0.3kg 담은 ‘스테이크 매’는 37만원, 허브 숙성으로 풍미를 살린 ‘마리네이드 스테이크 세트’는 13만원에 선보인다. 모든 정육 세트에는 산소치환 포장(MAP) 방식을 적용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부터 실속형까지 다양한 상품을 마련해 고객 선택권을 넓혔다”며 “특히 긴 연휴와 늘어난 수요에 대비해 정육 세트 물량을 확대하고 배송 안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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