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코스피 사상 첫 3500 돌파…삼성전자, 하이닉스 ‘오픈AI 훈풍’에 급
국내주식 지원 정책 다양…추석 이후 실적 시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유망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올해 7일간 이어지면서 국내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첫 3500선을 넘어 오전, 장중 3% 이상 오르자 이를 처분하고 맘편히 연휴를 즐길지 아니면 묻어둘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11% 오른 3562.54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첫 35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 급등은 전일 오픈AI CEO 샘 올트먼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가 각각 4%대와 11%대 상승을 보이며 이른바 ‘9만전자’와 ‘40만닉스’를 기록한 것에 힘입은 바 크다.
◇ 외국인, 기관 ‘쌍끌이’…시총 1,2위가 코스피 상승 주도
이날 상승 역시 외국인들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15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수에 나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개인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8월까지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던 기관들도 9월들어 순매수로 돌아서며 외국인과 ‘쌍끌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장기간의 휴일을 앞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 단기간에 급등한 국내주식을 추석 연휴 내내 내버려두기엔 불안감이 앞서는 탓이다.
한 대형증권사 강남센터장은 “ETF등을 활용해 시장 전체를 투자하는 분들에게는 부분 매도를 권하고 있다”면서도, “시가총액 1,2위가 가장 뜨거운 상황이다 보니 (매도를) 강권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 가능성 등에 쉽사리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우리 시장이 미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도 장기간의 추석 연휴가 부담이 되는 이유다.
◇ 미 연방 정부 셧다운…찻잔 속의 태풍
미국 연방 정부가 1일(현지 동부시간) 7주짜리 임시예산안(CR) 통과에 실패, 예산 확보 실패로 현재 연방의회 셧다운이 시작된 상태다. 당초 이번 사태가 현실화될 시 공무원 숫자를 대폭 삭감하는 등의 조치로 실업이 급증, 경제에 부담을 줄 거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1일까지 뉴욕증시 3대 지수가 4거래일 연속 강세로 마감하는 등 과거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특히 의약품 관세 면제 가능성을 기대한 매수세가 상승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이재명 정부의 시장 친화 정책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달 29일 국민연금 공시에 따르면, 코스피 상승에 보유 국내주식 평가익이 커진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은 3년 만에 15%를 돌파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매년 0.5%포인트씩 줄였음에도 올해 코스피 급등이 상황을 역행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미 올해 한도인 14.9%를 넘어선 상황에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국내주식을 담을 수 없는 상황이라 코스피 상승의 추가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
◇ 시장친화적 정책 지원 줄줄이 대기…선택과 집중 필요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OCIO 담당 임원은 “현재 단기 급등에 따라 상한선에 육박하긴 했지만 이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하므로 갑자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확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코스피5000을 목표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이 계속 올라 연금이 이를 매도할 시 생길 충격 흡수에 대한 대비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밖에도 주식 거래시간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등 증시 활성화 정책을 추가로 마련 중이다.
다만 장기화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 추석 이후 다가올 어닝시즌을 대비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대형주 중 이익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종목으로 거론되는 투자군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방산, 정유 등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