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부처 모두 불참한 회의도 5차례
19번 회의 중 농식품부는 단 1번 참석
박희승 의원 "위원회 구성 전면 재검토해야"
윤석열 정부 시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5개 부처의 출석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총 19차례 회의 중 단 1번만 참석했으며, 두 명의 민간 위촉직 위원 자리는 2년 가까이 공석으로 방치돼 제도 운영의 공백과 무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 정부 시기 총 19번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 및 당연직 위원인 5개 부처 장·차관의 출석률은 28.4%에 불과했다. 이는 위원 전체 평균 출석률 66.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처별로 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19차례 중 단 1번만 참석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3번, 고용노동부는 4번 회의에 참석했다. 5개 부처 모두 불참한 회의도 5차례에 달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20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핵심 정책·계획을 결정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임에도, 당연직 위원들의 저조한 참여로 운영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위원회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차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5인의 당연직 위원과 14인의 민간 위촉직 위원 등 총 20인으로 구성된다. 대리 출석도 허용됨에도 부처들의 출석률이 저조했다는 점에서 제도적 문제뿐 아니라 정부의 운영 의지 부족이 지적된다.
박희승 의원은 "대리출석도 허용하고 있는데 출석률이 30%도 채 안 된다는 것은 참석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대표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참석도 잘 안하는 정부 부처가 당연직 위원을 계속 맡아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간 위촉직 위원 2자리가 2년 동안 공석으로 남아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2023년 3월 민주노총 추천 몫 위원이 '품위 손상'을 이유로 해촉된 데 이어, 같은 해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몫 위원도 원장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이 거부됐다. 이 두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인 2025년 4월에서야 새로운 위원이 임기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보사연 원장과 '품위 손상'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해촉된 민주노총 몫 모두 윤석열 정부에 불편한 존재였을 것"이라며 "1,200조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위원 자리를 정권 입맛에 따라 해촉하고 2년 동안이나 비워두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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