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롯데카드 해킹 사태 한창일 때 62명 제주 워크숍
김현 "국민 불안한데 노사화합 명분은 궁색"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을 총괄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KT와 롯데카드의 대규모 해킹 피해가 잇따르던 시기에 단체 워크숍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KISA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ISA 임직원 62명은 지난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노사 화합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는 전체 정규직 직원 500명(2025년 6월 기준)의 12%가 넘는 인원으로, 해킹 대응이 한창이던 시기에 적지 않은 인력이 자리를 비운 셈이다.
참석자들은 개별 항공편으로 이동해 호텔에서 ‘노사 화합의 밤’ 행사를 열었으며, 기관은 이를 위해 1,014만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노동조합 소속 직원 48명의 여비는 조합비로 충당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일정이 해킹 피해가 본격화된 시점과 정확히 겹쳤다는 점이다. 워크숍이 열린 9월 18일은 롯데카드가 297만여 명의 회원 정보 유출 사실을 공식 사과한 날이자, KT가 서버 침해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KISA에 신고한 날이었다.
당시 정부는 9월 10일 KT 무단 소액결제 침해사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19일에는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대응을 논의했다. 이어 24일에는 KISA와 KT를 상대로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국가 차원의 비상 대응 체제가 가동 중이었다. 그러나 KISA는 외부적으로 “전사적 대응”을 약속한 직후 제주 워크숍을 예정대로 진행한 것이다.
김현 의원은 “대규모 해킹 신고가 잇따르는데도 KISA 임직원들이 ‘노사 화합’을 명분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며 “대검 수사관 출신의 이상중 원장이 국민 불안을 외면하고 안일한 인식으로 대응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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