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회사 부채 3828억→1조 859억 급증
안호영 "아랫돌 빼 윗돌 괴는 배당 멈춰야"
한국전력공사(한전)가 국내 출자회사들의 부채가 3년 사이 3배 가까이 불어난 상황에서도 이들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자회사들을 '현금창구'로 삼아 자체 적자를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이 지난 27일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국내 출자회사 10곳의 부채는 2021년 3828억 원에서 2024년 1조 859억 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전이 이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4억 원에서 104억 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특히 한전은 2023년 대규모 적자에 직면하자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출자회사에 '중간배당'을 요구했다. 당시 켑코솔라(52억 원)와 켑코이에스(47억 원)는 각각 순이익의 92.39%, 117.57%에 달하는 금액을 한전에 배당했다. 켑코솔라의 배당성향은 2021년 55%에서 올해 65%로, 켑코이에스는 같은 기간 55%에서 70%로 상승했다.
문제는 일부 출자회사가 사업 리스크를 떠안은 채 배당금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출자회사 '카페스'는 2023년 한전의 '동해안-수도권 HVDC 공사'를 수행하면서 약 2000억 원의 부채를 부담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은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로 준공이 지연 중이다. 그럼에도 한전은 카페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2022년 11억 원에서 2024년 19억 원으로 1.7배 늘렸다.
한전은 이에 대해 "상법상 배당 한도보다 보수적으로, 전년도 당기순이익 범위 내에서만 배당금을 산정하고 있다"며 "카페스의 부채는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로 전환될 예정인 착한 부채 성격"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안호영 의원은 "출자회사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배당을 늘리는 건 아랫돌 빼 윗돌 괴는 격"이라며 "단기 성과에 집착한 내부 돌려막기를 중단하고, 한전은 재정 건전성 확보와 미래 에너지 투자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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