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해외 판매 역성장 전환
세액공제 전 수요 몰려, 이후 공백
서명 지연에 관세 부담도 여전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대리는 자동차. 연합뉴스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대리는 자동차. 연합뉴스

현대차가 올해 4분기 들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원 종료에 따른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합의문 서명도 지연되면서 4분기 실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종료됨에 따라 막차 수요가 사라진 10월, 자동차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지난 9월 국내 판매는 전월 대비 13.2%, 해외 판매는 10.3%씩 성장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국내는 18.3%, 해외는 6.4% 증가했다.

하지만 10월에는 전월비 국내가 18.5%, 해외가 0.9% 역성장했다. 전년동월비로는 국내와 해외 각각 17.1%, 4.8%씩 감소했다.

해외 판매 감소는 미국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종료되며 소비자 구매 심리가 위축된 파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서는 연휴가 길어 판매 타격이 있었다.

앞서 초유의 판매 호황을 누렸던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세금공제가 사라진 뒤 수요 공백이 올 것을 우려했었다.

현대차는 대미 관세 25% 적용에도 이러한 정책사전효과 덕분에 매출이 역대 최대치(3분기 47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지원 정책 종료 전 판촉 강화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대미 소매 판매가 90.3% 증가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관세 영향으로 전년비 29.2% 하락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비 11.6%, 16.9%씩 커졌다.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현대차는 수출 차량에 대한 보상 비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종료 전 마케팅 강화는 판관비 인상으로 이어졌다.

4분기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인한 관세 인하는 이런 영업부담을 줄여 줄 것처럼 보였으나, 최종 서명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15% 관세 소급적용 시점을 두고 미국과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조금 종료 후 테슬라는 미국 내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유럽과 중국에선 중저가 모델을 강화하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10년 이후 처음 제조사들이 보조금 없이 경쟁해야 하는 분기점을 거쳤다”며 “시장 수요가 위축돼 전기차 성장이 둔화될 상황 속에 관세로 인한 영업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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