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다크호스’ 떠오른 루비오

이번에도 미국의 대선이 역동적으로 변화를 몰고올 대세다. 미 대선의 첫 경선 아이오와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각) 2016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프 트럼프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크루즈는 이날 오후7시(한국시간 2일 오전10시) 아이오와에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전체 투표의 28%(4만6407표)를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트럼프는 24%(4만776표)로 2위에 그쳤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3%(3만8386표)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투표 전날까지만 해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트럼프의 승리가 빗나가면서, 크루즈가 이날 승리를 통해 대선까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크루즈는 백인 보수층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강경 보수단체 티파티로부터 열성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후보인데다, 부친이 쿠바 출신이라는 점에서 히스패닉 표를 얻는 데 다른 후보보다 매우 유리하다. 크루즈는 이번 선거를 위해 6500만 달러(약 786억 원)를 모아 후원금만으로는 젭 부시 후보에 이어 당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선거캠프 여유도 충분한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치열한 접전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 결과에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아이오와주 지역 매체 '디모인 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97% 진행된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율 49.8%를 기록 중이고 샌더스 의원은 득표율 49.6%로 클린턴 전 장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 순위를 언급하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대신 "샌더스 상원의원과 진정한 논쟁을 하게 돼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치하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아이오와 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강조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오와 경선이 미국 대선의 향배를 가늠하는 풍향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크루즈가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루즈는 아이오와주의 99개 카운티를 일일이 돌며 주민과 접촉하는 저인망식 유세를 벌였고, 이 지역 주요 지지기반인 복음주의자들의 표심을 얻어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사실 이번 경선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누가 공화당의 3위 주자가 되느냐였다. 민주당과는 달리 공화당은 3위 주자가 얼마든지 선두로 치고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번 경선에서 꺽이면서 루비오 의원에 대한 지지가 더 오를 수 있다. 루비오 의원은 공화당 주류가 선호하는데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본선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언론들은 루비오 의원이 이른바 '3→2→1'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오와 주에서 강한 3위, 뉴햄프셔 주 2위, 이어지는 경선지에서 1위를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같은 전략을 활용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첫 대권도전 때인 1992년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각각 3위, 2위에 그쳤으나 이후 선전하면서 결국 대권을 거머쥐었다.

언론들은 "루비오가 아이오와 경선을 선전해 후원자들에게 자신이 당 대선후보로 최종 지명받을 수 있음을 확신시킨다면 당 주류가 그를 밀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루비오가 1,2위에 근접한다면 여전히 확실한 후보를 찾는 공화당 주류의 눈에 들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오와 공화당 코커스 승자 크루즈

샌더스와 피말리는 접전 벌인 클린턴

주먹 치켜든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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