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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의 쌍용차, 커지는 노조 역할론
기구한 운명의 쌍용차, 커지는 노조 역할론
  • 김세헌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1.0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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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스트레이트뉴스] 쌍용자동차가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최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산업은행이 쌍용차 노조에 조건부 지원 조건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요구한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의 지원 전제 조건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걸 회장은 12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에 대해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달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 전에, 흑자도 되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한다고 파업하는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사업성 평가와 함께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피력했다.

이동걸 회장의 입장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그간 쌍용차 추가 지원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산은이 쌍용차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이동걸 회장이 지난해 한국GM의 파업 사태 등을 경험하며 쌍용차 노조에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산은은 현재 쌍용차,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거론되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쌍용차 지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채무를 재조정한 후 재산정된 가격에 인수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지는데, HAAH오토모티브의 연 매출 규모가 2000만달러(약 240억원)에 불과해 자금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빠졌던 2009년 1월에 이어 11년 만에 다시 기업 회생을 신청한 것이다. 당시 쌍용차 전체 임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키로 한 바 있다.

법원은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다음달 28일까지 보류됐다.

지난해 말 일부 대기업 부품 협력사가 납품을 거부해 공장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 부품 협력사의 연쇄 부도 위기까지 우려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쌍용차 노조가 산은의 조건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 복수노조 가운데 조합원 다수가 가입한 기업노조는 "총고용(전원 고용)이 보장된 회생절차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향후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의 제안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가 HAAH오토모티브와 회사 매각 협상을 논의 중인 데 대해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18일 성명서에서 "마힌드라의 먹튀로 촉발된 쌍용차 위기가 HAAH사와 매각협상을 진행하면서 대주주 외투 자본이 저지른 책임과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HAAH사로의 매각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보이지만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매각 협상에 우리의 권리와 생존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득중 지부장은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대한 지원 전제 조건으로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을 내건 것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마힌드라의 '먹튀' 행각에 대해 통제하고 압박하는 게 아니라 이 기회를 노동조합을 때려잡는 호기로 삼고 있다"며 "이는 국책은행으로서 외투 기업에 고용보장 확약은 물론 미래비전 제시를 요구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각협상 타결의 쟁점은 노동조합이 자구안을 수용하는지에 대한 여부가 아니라 제3의 먹튀를 막을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며 "시간에 쫓겨 졸속 매각을 용인한다면 우리의 권리와 생존권은 또다시 시한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3분기에 연결 기준 86.9%에 달한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새 투자자를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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