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3개 사업 집중…식품·물류 외 위기감 고조
외형 성장의 그늘, 부채 늘고 수익성 하락 뚜렷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이재현 CJ회장이 '월드베스트 CJ' 선언을 한지 3년이 흘렀다. 새로운 먹거리 개발보다는 기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축인 대면 사업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어서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2017년 이 회장의 경영 복귀와 동시에 2030년까지 총 36조원을 투자해 '월드 베스트(World best) CJ'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당시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는 이미 어불성설이 되고 말았다. 업계엔 월드베스트 CJ도 공염불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M&A로 외형 성장, 내실은 약화 

선언 이후 3년간 외형에선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3개년간 M&A 등을 통해 그룹 규모는 커지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CJ그룹의 2016년 계열사 수는 62개, 자산은 24조8000억원이었다. 2020년엔 77개 계열사에 자산 34조50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다보니 부채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 CJ지주의 부채는 2018년 19조2077억원에서 2020년 9월말 기준 25조4797원까지 상승했다. 부채비율도 2017년 144.54%에서 매년 상승해 2020년 9월말 기준 165.8%까지 상승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덮치면서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CJ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4.93%에서 2018년 4.51%, 2019년 4.47%에서 지난해말엔 4.3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룹 지원 속 식품·물류 고속 성장은 '희망'

주요 핵심사업은 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룹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CJ제일제당이 돋보인다. 

CJ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CJ그룹 M&A 역사에서 가장 큰 금액인 2조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를 인수했다.

이 회장이 한식을 세계화하겠다는 뜻에 따라 CJ제일제당에 큰 힘을 실어줬다. 슈완스를 포함, 해외 매출은 4조원을 넘기면서 CJ제일제당 매출의 절반에 다가섰다.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최초로 1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마의 4%대에 갇혔던 영업이익률도 5%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된다. 

CJ대한통운도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선언이후 CJ대한통운은 2017년 인도 3위물류업체 다슬로지스틱스와 2018년 미국 DSC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전세계 154개도시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해외택배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6% 증가하는 등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 고사 위기…그룹 지원서 '소외'

하지만 2개 사업외엔 정체 혹은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그룹내 지원을 받지 못한 외식 사업부는 철퇴를 맞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과 대한통운을 제외하고는 CJ의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했다.

CJ푸드빌은 274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CJ는 현재 외식사업을 차례로 정리중이다.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까지 매각하거나 매각을 논의중이다. CJ푸드빌도 계열사에 흡수되거나 매각될 것이란 예상이다.

문화 사업도 주춤하다. CJ CGV은 지난해 손실은 3900억원에 달했다.

CJ CGV는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다. 한때 그룹내 효자였던 영화관 사업은 이제는 골칫덩이가 된 셈이다.

지난해엔 CJ CGV도 매각 논란에 휘말리는 등 그룹내 위상이 많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영화관 사업이 사양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 측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은 CJ CGV의 대규모 적자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면서 "지난해까지 자산건정성을 위해 현금을 확보하다보니 부채 비율이 높아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레이트 CJ' 얘기는 이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라며 "계속되는 계열사 매각 뉴스는 CJ그룹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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