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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뽑기 확률이 영업비밀? 게임업계 '자가당착'
아이템 뽑기 확률이 영업비밀? 게임업계 '자가당착'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1.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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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에 반발
학회 "일본은 24시간 공개…우린 왜 못하나"
업계 "이중 뽑기 아닌 다른 수익모델 개편 필요"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모바일 등 게임에서 주수익 모델로 쓰이는 캐릭터·아이템의 뽑기 확률을 공개하는 법안이 적극 추진된다. 이에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업계에 대한 정치권과 게임 유저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중소 게임사 자금 지원 ▲경미한 내용수정신고 면제 ▲위법 내용의 게임 광고 금지 ▲해외게임사의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등이 담겼다.

여기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건이다.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표시에 대한 비판이 지속 제기되자 자율규제를 통해 뽑기 확률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중 뽑기를 도입해 첫 번째 유료 아이템에 대해서만 확률을 공개하고, 아이템을 결합한 두 번째 뽑기 확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임법 개정안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첫 법적 정의가 포함됐으며 두 번째 뽑기 확률에 대해서도 게임사가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확률을 공개하지 않거나 거짓 공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에 게임업계는 아이템 뽑기 확률이 영업비밀에 해당된다는 점을 들고 반발하고 있다. 다수의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15일 관련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하면서 "아이템 확률은 영업 비밀이며,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변동 확률' 구조로 돼 있어 개발자·사업자도 확률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게임산업협회는 이미 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통해 논란이 된 아이템 뽑기 등의 문제를 상당 부분 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게임을 즐기는 유저(이용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먼저 게임법 개정안의 입법자인 이상헌 의원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하라"고 밝혔다.

이상헌 의원은 “법을 통한 규제는 최후의 수단이며 시장 개입은 가급적 피해야 하지만, 게임업계는 여러 차례 자정 기회를 외면했다"며 "규제를 반대하는 게이머들도 확률형 아이템은 반드시 규제해달라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이 '한국식 게임 수익 모델'(K-BM)이라면서 "K-BM은 아이템을 뽑을 때까지 계속 구매하도록 사행심을 조장하고 지출을 유도한다"고 꼬집었다.

이상헌 의원에 따르면 일본은 확률형 아이템을 상당 부분 규제하고 있으며,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이 심하다는 취지의 당국 지적이 늘고 있다.

그는 "뽑기 확률 공개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라며 "업계가 이를 끝내 거부하고 법제화를 막는다면 우리 게임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며, 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아질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게임업계 내에서도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를 촉구한 상황이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22일 성명에서 "업계에서 제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영업 비밀'이라는 논리는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아이템 확률 정보의 신뢰성을 둘러싼 게임 이용자의 불신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업계 자율 규제에 대해서도 "게임사가 신고하는 확률이 정확한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설사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불이익을 줄 방법 역시 없다"고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특히 게임학회 측은 "변동하는 확률을 개발자와 사업자도 정확히 모른다면 지금까지 게임사가 공개한 것은 거짓 정보인가"라며 "일본 게임사들이 24시간 변동하는 아이템 확률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냐"라며 맹렬하게 비판한 상황이다.

연달아 비판이 쏟아지자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사의 게임 아이템 확률이 얼마만큼 공개됐는지 확인하고 유저의 불만을 청취하며 더욱 적극 소통하려는 움직임이다.

또 게임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수익모델을 이제는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도 인정하는 모습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수익 모델이 게임산업의 수익모델(BM)으로 자리잡으면서 사행성 논란이 있었고 정부규제를 일부 받았던 사례도 있었다”면서 “게임사들이 자율규제를 도입하면서 자체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게임업계가 자율규제에 나선 상황에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 업체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문제다,

이 관계자는 “이중 뽑기 확률에 대해서는 업계 내부에서도 실제로 논란이 있었던 부분”이라며 “유료, 무료 아이템을 섞어서 추첨하는 등 뽑기 방식을 복잡하게 바꾸면서 자율규제를 피해간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된 부분이 이중 뽑기에 대한 점이었던 것에 착안해 소규모 과금이나 ‘패스’ 스타일의 수익모델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패스 시스템은 월에 1회 이상 일정액 결제하고 플레이하면 일정 기간동안 받을 수 있는 보상 수준이 비과금 유저보다 높아지는 방식이다. 과금을 통해 고급 보상이 활성화되는 방식을 뜻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중 뽑기 모델을 택한 경우는 사행성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수익모델도 존재한 상황에서 비판요소가 많은 모델을 꼭 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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