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한국 야구역사에 무수한 기록을 남기며 '레전드'로 기억된 고(故) 최동원 투수의 동상이 일부 시민의 간식 식탁으로 사용돼 야구팬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무쇠팔최동원' 동상 하단에 일부 시민이 음료수 등 간식을 올려놓고 섭취한 흔적이 포착됐다. 특히 공원 벤치처럼 보란듯이 돗자리를 깔고 옷가지까지 벗어놓은 상태라 지나가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트레이트뉴스>의 취재 결과 이같은 모습은 추위가 풀려 바깥 기온이 따뜻해진 최근 빈번했다.
지난 1984년 한국 프로야구(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해내 '무쇠팔 투수'로 불리는 고(故) 최동원. 롯데자이언츠 구단 유일한 영구결번 선수인 그는 응원팀을 떠나 많은 야구팬이 존경하는 인물이다.
최동원은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가 지난 2011년 9월14일 새벽에 향년 53세의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하지만 그의 야구와 선수 은퇴 이후의 그의 인생을 추억하는 팬은 적잖았다.
결국 사단법인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창립되며 이를 중심으로 모금이 진행됐고, 그가 선수로서 활약했던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 광장 한켠에 추모 목적의 '무쇠팔최동원' 동상이 지난 2013년 11월14일 제막됐다. 롯데자이언츠 1억원, 부산은행 5000만원, BN그룹 2000만원, 프로야구선수협회 1000만원 등의 기부금과 시민 성금 2억3000만원 등을 모은 돈으로 동상이 제막된 것이다.
동아대 외래교수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곽순곤(46) 씨가 제작한 이 작품은 가로 0.97m, 세로 2.25m, 높이 2.4m 규모로 고인이 역동적으로 투구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러나 야구팬과 시민의 정성으로 세워진 최동원의 동상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에 의해 '간식 테이블'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야구팬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를 직관한 롯데자이언츠 팬'이라 자신을 소개한 김모(54) 씨는 "옆에 벤치도 있고, 그냥 돋자리를 펴서 먹어도 되는데, 굳이 저 동상(무쇠팔최동원)을 간식 식탁으로 써야 하나 의문이다. 야구 팬이라면 저 동상에서 간식 뜯어먹는 어처구니 없는 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서 뭐라 항의하고 하고 싶은데 괜히 싸움날까 싶어 마음 속에 꾹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원의 선수 시절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를 존경하는 야구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모(35) 씨는 "아까 저기서 아이와 간식을 먹는 아주머니를 보긴 했다. 그런데 잘못 얘기했다가는 남자인 내게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차마 뭔 말을 꺼내지 못했다"면서 "소탈함과 친근함을 표현하려 그냥 놔두는 듯 한데 동상에 들어가지 못하게 바리게이트를 둘둘 쳐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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