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재벌가 사람들. 소셜미디어로 대중과 적극 소통하는 회장님도 있다지만, 대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접근이 쉽지 않아 신비롭기 때문일까요. 재벌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인기 연예인 못지않습니다. 그래서 '부자만담'을 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사는 집, 입는 옷, 먹는 음식, 타는 차 등 재벌 혹은 재계 유명 인사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발굴해 나눠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자택.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소유다. /사진=카카오지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자택.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소유다. /사진=카카오지도

옛날 임금은 깨어나 부모에 문안을 드리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밤에는 어버이가 자는 곳으로 가 안부를 묻고 잠들었습니다. 이를 문침(問寢)이라 했습니다. 

조석래 명예회장에 이어 효성(曉星)그룹을 이어받은 조현준 회장은 효성(孝誠)이 지극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87세로 고령인 아버지를 가까이 모시며 아침저녁으로 건강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공식적으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효성성북동빌라에 삽니다. 조석래 회장의 자택과는 왕복 1차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습니다. 자택 정문까지 걸어서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효성성북동빌라는 1998년 효성건설(현 효성중공업)이 지은 고급 주택입니다. 당시 모두 7가구를 분양했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0년 이 중 한 채를 사들였습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이 연결된 형태의 주택으로 매입 가격은 13억5000만원이었습니다. 

왕복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효성성북동빌라(왼쪽)와 조석래 회장 자택. /사진=카카오지도
왕복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효성성북동빌라(왼쪽)와 조석래 회장 자택. /사진=카카오지도

조 회장이 효성성북동빌라를 사던 날 어머니인 송광자 여사도 11억6000만원에 3층 주택을 사들입니다. 전용면적 204㎡로, 조 회장 주택(지하 144㎡ + 지상 97㎡)보다 작다 보니 매매가도 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과 송 여사 모두 매입 직후 효성성북동빌라에 실제로 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거주 목적으로 샀던 것이 아니라 미분양으로 고생하던 효성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죠. 

조 회장은 2017년까지 성북동 자택 인근의 GS칼텍스(옛 호남정유) 소유의 단독주택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2018년 11월에야 다시 효성성북동빌라로 주소지를 옮겨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송광자 여사 소유의 3층 주택이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 조현준 회장과 송광자 여사 소유의 효성성북동빌라를 다시 사들였습니다. 빌라 리모델링이 목적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조 회장과 송 여사는 각각 4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보았습니다. 

재밌는 점은 현재 조석래 회장이 사는 성북동 대저택(대지 2841㎡, 건물 연면적 753㎡)도 조현준 회장 소유라는 점입니다. 외교관 사택 단지 가운데에 있어 치안이 좋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뒤로는 북한산, 앞으로는 남산이 보이는 전망도 훌륭합니다. 

조 회장은 1990년 외삼촌인 송동진(송인상 한국능률협회 전 회장 장남)씨와 함께 성북동 주택을 짓고, 50%씩 지분을 나눴습니다. 22살 때였습니다. 이후 2005년 조 회장은 외삼촌 지분을 증여받았습니다. 이때 건물을 증축하고, 2개로 나뉘었던 주택도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조 회장 저택 옆에는 연면적 118㎡의 부속 건물이 있습니다. 용도는 주택이었지만, 지난 2019년 제1종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변경됐습니다. 당시 3주택자였던 조 회장이 절세를 위해 용도를 바꾼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현재 조 회장은 공식적으로 자신의 집을 아버지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회사 소유 주택에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 회장이 아버지를 모시고 성북동 자택에서 함께 살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물론, 양쪽 집을 둘 다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담으로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살고 있는 저택 바로 앞집에는 이윤재 피죤 회장이 살고 있습니다. 조석래 회장과 이윤재 회장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죠. 그렇게 보면 집터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개인 명의 말고 자신이 지분 80%를 가진 자산관리회사를 통해서도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조 회장의 부동산 자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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