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인 분당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1기 신도시인 분당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거래와 미분양이 동시에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거래절벽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매수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총 5만3461건으로 지난달(4만3179건) 보다 23.8%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개인 연소득 범위 이내로 축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주택 매매량 증가세가 꺾였다가 올해 2월 3.5% 증가한 데 이어 3월에 큰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주택 매매량은 5098건으로 지난달 보다 10.5% 늘었으며, 경기와 인천은 각각 1만1465건과 3546건으로 30.2%, 30.1%씩 증가했다. 지방은 3만3352건으로 지난달 보다 23.4% 늘었다.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7974가구로, 지난달(2만5254가구) 보다 10.8%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이 2921가구로 지난달 (2318가구) 보다 26.0% 늘어났고 지방은 2만2936가구에서 2만5053가구로 9.2% 증가했다.

여전히 높은 대출규제와 금리, 건설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한 기본형 건축비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분양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분양 물량은 아직 시장에 위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율로 봤을 때는 미분양 주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 수만 봤을 때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현재 은행금리가 높고, 또 점차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시세차익이나 기대수익률을 생각하고 신중해진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은 주택 매매량 증가와 관련해서 "대선 전까지는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몰라 미루던 매물들이 대선 이후 풀리면서 매매량이 어느정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들어오고 당분간은 변화가 미미하겠지만 양도세 등과 관련한 정책들이 현실화되고 정착되면 시장에 매물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는 집값이 오르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정밀안전진단 폐지 공약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으나,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지난 27일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올해 대통령 선거 전인 1월부터 3월 9일까지 0.07%의 미미한 상승폭을 보였으나, 대선 후 3월 10일부터 4월 26일까지 약 2개월 동안 0.26% 오르며 상승폭이 3배 이상 커졌다.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일산신도시(0.52%)였다. 이어 ▲중동(0.29%) ▲분당(0.26%) ▲산본(0.14%) ▲평촌(0.12%)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대못으로 꼽힌 안전진단 절차 강화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은 시장 현실에 맞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서울과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자산 가치에 대한 재평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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