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상반기 IPO(기업공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하반기 IPO도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상반기 IPO(기업공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하반기 IPO도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상반기 IPO(기업공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하반기 IPO도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루닛·에이프릴바이오·샤페론 등이 하반기 상장을 앞둔 가운데 글로벌 증시 불안을 이겨내고 투심을 이겨낼지가 주목된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VC(벤처캐피탈) 업종별 신규 투자(총액 2조 827억원)에서 바이오·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9.5%(4051억원)에 그쳤다. 바이오·의료 부문에 대한 VC 투자는 지난해 1분기에 28%였으나 9% 가까이 줄었다.

이는 바이오 기술특례상장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제도를 도입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체의 임상이 어느 정도 단계에 진입했거나 창업자가 해당 분야 전문가라면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상장을 승인해줬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에 바이오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에 기술이전 계약으로 계약금만 받는 사례가 늘었다. 임상 성과를 과대 포장하거나 배임·횡령 사례도 빈번해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투자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한국거래소도 상장 심사 기준을 높였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제약바이오 분야 상장 기업도 4건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바이오 기술특례상장은 17곳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9곳의 업체들이 상장에 흥행했으나 올해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제약바이오 업계와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줄면서 자금난 위기마저 언급되고 있다. 게다가 신약 투자는 임상에만 성공한다면 높은 수익이 기대되나 10년이 넘는 임상 기간동안 투자되는 자금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임상 작업이 쌓여있고 환율 상승으로 임상 비용은 증가했다.

에이프릴바이오
에이프릴바이오

올해 상반기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애드바이오텍, 바이오에프디엔씨, 노을, 보르노이 등 올해 상장한 바이오업체 4곳 중 바이오에프디엔씨를 제외하고 모두 공모가 희망범위의 하단가에 공모가가 확정됐다.

최근 상장한 루닛의 경우 주가의 변동폭이 큰 상황이다.

이는 국내외 증시침체와 함께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상장사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공모시장 기업에 투자할 여유도 없다.

악화된 상황에서도 올해 하반기에 에이프릴바이오, 바이오노트, 샤페론 등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 신약개발사 ‘에이프릴바이오’는 약물의 반감기(약물의 농도가 정점에서 절반까지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늘리는 플랫폼기술 ‘SAFA(Anti-Serum Albumin Fab)’과 표적 항원에 맞는 항체를 발굴하는 ‘항체라이브러리’(HuDVFab, Human naive Fab antibody library)기술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염증질환, 암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단백질(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유한양행이 2대 주주로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에서 한 차례 탈락했다가 재심사에서 통과했다.

체외진단 업체 ‘바이오노트’는 동물·인체용 진단시약 전문기업이다. 바이오노트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산하에 뒀으며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6월 15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했다. 바이오노트는 최근 백신기업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백신, 바이오의약품 쪽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면역 신약 바이오 기업 ‘샤페론’은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08년에 설립된 샤페론은 면역학 기반의 혁신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난치성 염증질환 신약인 'GPCR19'를 표적으로 하는 염증복합체 억제제 합성신약과 기존의 항체 치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구조의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샤페론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NuSepin®)’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NuCerin®)’을 개발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인기 투자 종목이었지만 임상의 어려움과 글로벌 증시 불안감 고조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하반기 상장 도전 업체들이 흥행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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