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행)만한 아우 없다…하나증권 누적 대손 1조원 “올해는 턴어라운드”
실적 소폭 감소에도 총주주환원 강화…자사주 매입소각 두배(3000억원)로

하나금융 실적발표 중인 박종무 그룹CFO. 발표 동영상 캡처.
하나금융 실적발표 중인 박종무 그룹CFO. 발표 동영상 캡처.

4대금융지주 중 제일 먼저 2023년 실적 발표에 나선 하나금융그룹이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기조에 따라 충당금을 두텁게 쌓고 대규모 상생금융 비용을 인식하고도 2022년과 유사한(-3.3%) 연결 당기순이익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 실적 소폭 감소에도 주주들의 주주환원 강화 의견을 수용, 총 주주환원율은 2022년(27.4%) 대비 5.3%p 상승한 32.7%를 결정해 주가 주주가치 경영에도 나섰다.

하나금융은 31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 4분기 연결 순이익 4737억원을 기록했음을 밝혔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이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2022년 대비 3.3%(1190억원) 감소한 수치다.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강화,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IB(투자은행) 투자자산 관련 평가손실, CFD 및 펀드보상 비용 등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재원 3557억원 중 약 2000억원을 지난 4분기에 일시 반영하는 등 비경상적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통상 연초에 발생해 차기 회계연도에 반영되는 특별퇴직 비용도 앞당겨 반영한 영향도 일부 작용했다.

4분기에만 충당금 3709억원을 적립했고, 연간으론 총 1조7148억원의 충당금 전입액으로 2022년 대비 41.1%(4998억원) 증가한 규모를 보였다. 그럼에도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 전사적 비용관리 효율화 등을 통한 견조한 이익창출로 비용을 상당부분 상쇄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주주친화 정책 기조는 이어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기말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 실시를 결의했다.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세 차례의 분기배당 18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50원 증가한 총 3400원이다. 연간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0%p 증가한 28.4%다. 2023년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감안하면 2023년 회계연도의 총 주주환원율은 32.7%다.

한편 주가의 적정 가치를 확보하고 주가의 저평가 해소 및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하나금융의 늘어난 연간 주주환원.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확대했다. 하나금융 IR북 캡처.
하나금융의 늘어난 연간 주주환원.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확대했다. 하나금융 IR북 캡처.

그룹의 연간 핵심이익은 이자이익(8조 9532억원)과 수수료이익(1조 7961억원)을 합한 10조 7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6%(387억원) 증가했다. 그룹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6%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9%, 연체율은 0.45%이며 NPL커버리지비율은 162.4%다.

주주환원 결정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추정치는 13.22%로 충분한 자본여력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하나금융은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3분기말 기준 한때 13%를 하회해 주주들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4분기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된 가운데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에 힘입어 다시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그룹의 BIS비율 추정치는 15.65%이고, 4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전년 동기 대비 1.3%p 개선된 40.6%로 8년 연소 비용관리 개선세를 이어갔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03%, 총자산이익률(ROA)은 0.59%다. 4분기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신탁자산 175조 8930억원을 포함 767조 9737억원이다.

하나금융이 대규모 충당금 이슈에도 불구 실적에서 선방한 데는 그룹 핵심자회사 하나은행의 역할이 컸다. 하나은행은 4분기 7102억원을 포함 2023년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 3조 4766억원을 시현했다.

종전까지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 보다도 12.3%(3808억원) 증가한 수치로,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과 전년 동기 대비 116.1%(5288억원) 증가한 비이자이익 등에 힘입은 결과다. 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2%다.

하지만 비은행 관계사들의 실적 개선은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비은행 맏형 역할을 해왔던 하나증권이 투자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재평가와 선제적 충당금 반영으로 연간 2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김정기 상무는 “IB투자자산 관련 손실로 2022년 2500억원(평가손익 1500억원, 충당금 1000억원), 2023년 6500억원(평가손익 4000억원, 충당금 2500억원)에 CFD 관련 및 펀드보상 등 일회성 비용 1000억원까지 총 1조원 정도의 손실을 인식했다며, “올해는 실적이 흑자로 턴어라운드 할(돌아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밖에 하나캐피탈(2166억원), 하나카드(1710억원), 하나자산신탁(809억원), 하나생명(65억원) 등이 십시일반으로 이익에 기여했으나 그룹 순익 전체(3조4516억원)가 은행 순익(3조4766억원) 보다 작아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했다.

한편 당일 이어진 실적설명회에서는 최근 대환대출 플랫폼 활성화가 금일부터 전세자금대출까지 이어지는 등 향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김영일 CFO는 “인뱅(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예대율 여력이 있어 주담대(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며, “카뱅(카카오뱅크)까진 못가도 기반손님 이탈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 적용 방침을 고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3bp 하락하고 올해 금리인하가 시작될 시 이익 방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금리 인하는 올해 하반기 시작해 2회 정도를 예상하고, 은행이 25bp(통상 1회 조정 수준) 기준금리를 내리면 이익이 1000억원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며, “(수익에 부담이 되는) 정기예금 규모 등을 줄이는 등의 전략으로 은행 NIM을 1.59% 선으로 개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 기준 하나은행 NIM은 1.52%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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