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제자리…전년 수준 배당에 주총장 ‘싸늘’
엔비디아 젠슨황 “삼전 HBM 테스트중”…주가 5.63% 상승

생전의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전 회장. 사진 삼성그룹. 
생전의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전 회장. 사진 삼성그룹. 

20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장이 답보상태의 주가와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 발표에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현지시간 19일 AI(인공지능) 열풍의 핵심기업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AI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처로 삼성을 파트너로 삼기 위한 테스트 진행 사실을 밝혀 주가가 급등했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중앙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수원컨벤션 센터에서는 오전 9시부터 약 3시간 가량 제55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총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회사의 상황을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제반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연간 9조8000억원 상당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주주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신사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회장의 설명에도 주주들의 섭섭함을 넘어선 분노의 목소리가 주총장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주주 A씨는 “실적 위주의 이병철 창업주가 작금의 망가진 삼성전자 성적표를 봤다면 현 경영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어요? 사퇴할 생각은 없어요?”라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이러한 기류는 상대적으로 같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가 HBM 경쟁력에 힘입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데 반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횡보세를 이어간 영향이 크다.

주주 B씨는 “현행 상법상 배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도록 돼 있는데 배당 총액과 기말 주당 배당금도 전부 작년과 같아 주주들을 홀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주 배당금으로 기말 2조4530억원, 분기배당 7조3565억원 등 총 9조8094억원을 주주환원에 할당했다. 기말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361원, 우선주 362원이고, 분기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1083원, 우선주 1083원이다.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삼성전자 분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주주를 위해 인색한 주주환원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주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전년과 비교해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의 일환으로 주주환원 강화를 통한 밸류업 추진에 따라 눈높이가 높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총장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63% 급등으로 마감해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

현지시간 19일 인공지능(AI) 칩 글로벌 선두기업인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삼성잔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삼성의 HBM을 엔비디아 칩에 적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현재 삼성 HBM의 품질테스트를 하고 있다(qualifying)”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해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젠슨황의 말 한마디에 삼성전자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에 힘입어 주가가 5.63% 오른 7만6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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