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손보사,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활용 계획
IFRS17 효과...지난해 손보사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50.9%↑

국내 출생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저출생 현상은 모든 산업군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보험산업이 직면한 환경변화는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직접적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직면한 환경변화를 분석하고 보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편집자주>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지난해 실적 향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손보사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 혁신에 입을 모았다. 일부 보험사는 생보사 대비 표준화된 손보사 상품 특성을 감안,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활용해 디지털 채널에서의 상품 판매를 강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연말연시 취임식과 신년사를 통해 손보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업계 1등 삼성화재를 이끄는 이문화 대표 역시 연초 신년사에서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외연을 확장하는 개념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삼성화재는 디지털 영업 프로세스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발맞춰 디지털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마케팅 채널 성장에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회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앞서 업계에선 “비교·추천 인프라 구축과 비용상 한계로 각 보험사의 참여가 미온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수요 위축과 대면영업 축소, 빅테크 플랫폼 보험사업 진출 등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 보험손익 증대 기반의 효율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여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정성을 바탕으로 투자이익을 증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올해 새로 도입된 보험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시장의 강자로 발돋움해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가장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 관점에서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다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단순한 디지털 기술 도입이나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객 발굴 과정에서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보험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전반을 디지털화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DB손해보험은 요양∙펫보험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들을 본격 추진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한다. DB손보 관계자는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디지털 혁신을 부단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역량 강화도 기대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연내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보험 상품을 출시한다. 또한 주행 분석 기반의 자동차보험 상품 출시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물인터넷(IoT)을 기반한 신규 보험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 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일반보험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신규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신시장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며 “비보험 사업모델의 수익화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경우 최근 운전자보험을 출시하는 등 상품군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카카오 서비스를 기반으로 보험의 사각지대 없이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은 높이고, 진입 장벽은 허물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 등 31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대비 50.9% 늘어난 8조26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당기순이익이 2022년 대비 37.6% 성장한 5조952억원인 것을 놓고 봤을 때 눈에 띄는 성장세다. 

손보업계의 실적 성장이 두드러진 이유는 본업인 보험손익 개선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손보사의 수입보험료는 장기·자동차·일반보험·퇴직연금 등의 수입보험료가 고르게 증가하며 전년 대비 4.2% 늘어난 125조2017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추가로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부채가 크게 감소했다. 종전까지 보험사들은 자산을 시가로, 부채를 원가로 평가해 이익으로 계산해 실적을 공개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 평가 방식으로 회계 처리 기준이 변경됐다. 그 결과 자산 감소보다 부채가 더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보험손익 등 실적개선 영향과 회계제도 변경 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환율 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향후 손익·자본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보험사는 재무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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