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에 1월 FOMC도 금리 동결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재확인 등에 환율 상승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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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첫 개장날 코스피가 0.77% 떨어졌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 여파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까지 하락했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영향 탓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설 연휴 이전인 24일 종가와 비교해 0.77%(19.43포인트) 떨어진 2517.37로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890억원, 21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조1790억원을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9.86%, 2.42% 떨어진 19만9200원, 5만24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승인을 얻었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건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거대 기술기업의 인공지능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는 소식에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한 인공지능 밸류체인의 성장성과 경쟁력에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딥시크가 이번달 20일 선보인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 R1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가속기인 H100 대신 성능을 한 단계 낮춘 H800을 사용한 모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HBM 계약이 연간 단위로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할 때 수요 변화가 2026년 이후 더 뚜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의 밸류에이션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딥시크 홈페이지 화면.
딥시크 홈페이지 화면.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딥시크 모델의 비용 효율성의 정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나 딥시크가 유사 성능을 나타내는 글로벌 경쟁 모델 대비 적은 비용으로 매우 훌륭한 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사실상 비용 이슈를 차치하더라도 오픈AI가 리드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중국 기업이 따라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글로벌 업계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딥시크는 훈련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추론 기술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경쟁 모델 대비 현저히 낮은 API 요금제와 무료 배포를 통해 LLM의 상업화 정도를 크게 높였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모델 훈련 최적화를 인정해도 추론용 AI 인프라 확장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딥시크 충격에 따른 AI 인프라 기업 주가 하락은 과도, 단기 저가 매수 전략 유효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중기적으로는 AI 추론용 인프라에 대한 니즈 앞당길 요인, 관련 종목에 대한 눈높이를 상향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30일 미국 연준은 새해 첫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여전히 강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리 정책을 신중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만약 경제가 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면, 긴축적인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보다 1.5%(21.4원) 오른 1452.7원을 기록했다.

밤 사이 트럼프 정부가 예고했던 바와 같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한 25% 관세 부과를 2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상대적으로 달거가 강세를 보인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튿날 기준금리를 연 3.15%에서 2.90%로 인하해 지난해 9월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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