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예측 못해…알았다면 채권발행 취소 요구했을 것”
“회생신청 상식적으로 이해불가…메리츠 채무 만기 올해인 줄도 몰라”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18일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을 앞두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개시 얼마 전까지 개인 및 일반 법인들에 판매된 채권과 이를 기초로 한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을 발행한 홈플러스의 결정에 피해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채권 매수자들에게 떠넘겼다는 취지로 해석돼 주목을 끈다.
18일 신영증권 금정호 사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다른 증권사와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회사 대표 자격이다.
금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채권) 발행업체와 신용평가사는 계속 교류를 할 수밖에 없다"며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자금조달 전에 알고 있었을 거라고 추정하는 답변을 했다.
이어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예를 들어 등급 유지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는 등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이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와 있는 것 자체가 좀 화가 난다"고 말해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등급이 떨어진 다음날인 3월 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 사장은 "2월 25일 아침에 유동화 등급에 A3 제로가 나왔고 그래서 그날 820억원을 기표했다"며 "만약 그날 등급이 떨어질 것 같다거나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홈플러스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우리가 홈플러스 측에서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2월 27일 오후 6시 이후"라며 "그래서 사실 우리도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 사장은 홈플러스가 오는 6월 2500억원을 메리츠금융그룹에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금 사장은 "홈플러스가 메리츠증권에 2500억원의 채무가 있고, 해당 채무가 올해 6월에 만기가 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적이 있느냐"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메리츠를 통해 1조3000억원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2500억원이 올해 만기가 온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날 소식을 접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영증권 입장에서는 형사 고발을 검토하는 입장에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미 (홈플러스가) 메리츠증권과 적지 않은 규모의 채무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채권 발행업무를 맡은 신영증권 측에서 그 채무 변제일의 도래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답변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