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주식가치 증가율이 45%로 국내 43개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오른 총수는 김승현 한화 회장이었다. 한화그룹 제공
올해 1분기 주식가치 증가율이 45%로 국내 43개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오른 총수는 김승현 한화 회장이었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현 한화 회장의 올해 1분기 주식가치 증가율이 45%로 국내 43개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주식평가액이 5000억원 넘게 늘어 금액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000억원 넘게 올랐다.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6000억원 넘게 줄고,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20% 넘게 줄며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 탈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1분기(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 4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는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했고, 우선주도 포함했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1월 2일과 3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 43명 올해 1월 초 주식평가액은 57조9212억원에서 3월 말 57조7401억원으로 1810억원 정도가 줄었다. 0.3% 감소로 전체적으로는 변동이 없는 수준이었지만 총수 개인별로는 차이가 나타났다. 27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16명은 줄었다.

 

그룹 총수 중 2025년 1분기 주식평가 증감액 상하위 탑5. 한국CXO연구소 제공
그룹 총수 중 2025년 1분기 주식평가 증감액 상하위 탑5. 한국CXO연구소 제공

◆ 이웅열 코오롱 회장·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순형 세아 회장 30% 이상 올라

국내 43개 그룹 총수 중 1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다. 김 회장은 1월 초 주식평가액이 5175억원에서 3월 말 7552억원으로 46%가 올랐다. 김승연 회장은 3월 말 기준 한화 보통주(1697만7949주)와 한화 우선주(147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화 보통주가 3개월 새 51% 오르면서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크게 올랐다.

다만 김 회장의 주식가치는 앞으로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848만8970주를 세 자녀에게 증여해서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31일 보유 주식을 증여한다고 공시했는데, 실제 거래 개시는 4월 30일이다.

올 1분기에 30% 이상 주식재산이 늘어난 총수는 3명 더 있다. 바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순형 세아 회장이다.

이웅열 명예회장 주식재산은 1분기에 39%가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이 명예회장 주식평가액은 1474억원에서 2054억원으로 3개월 사이에 579억원이 올랐다. 이 회장은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4개 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중 코오롱 주가가 3개월 새 53% 오른 것이 이 명예회장 주식재산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주식재산도 올 1분기에 36% 늘었다. 박 회장 주식재산은 1815억원에서 2461억원으로 3개월 새 646억원 늘었다. 이순형 세아 회장도 1357억원에서 1816억원으로 1분기에 34% 올랐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를 비롯해 세아베스틸지주, 세아홀딩스, 세아제강 4개 종목에서 주식을 쥐고 있는데, 세아제강지주 주식가치가 35% 오른 것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43개 그룹 총수 중 올 1분기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다. 방 의장 주식재산은 2조5816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3개월 새 5155억원(20%)이 올랐다. 다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조90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3213억원(3%) 주식가치가 올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분기에 주식재산이 2321억원(19%) 올랐다. 

 

◆ 방준혁 넷마블 의장, 하락률 20% 넘어…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6000억 넘게 줄어

올 1분기 주식가치 하락률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었다. 방 의장은 1조489억원에서 8115억원으로 3개월 새 주식재산이 23% 떨어져,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도 탈락했다.

방 의장 외에 1분기 주식평가액이 10% 이상 줄어든 총수가 5명으로 나타났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7023억원에서 5713억원으로 19%,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이 1조7985억원에서 1조5233억원으로 15%↓,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4917억원에서 4297억원으로 13%,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4조2912억원에서 3조7982억원으로 12%, 구광모 LG 회장이 1조8119억원에서 1조6212억원으로 11% 각각 줄었다.

이번 조사 대상 주식재산 금액이 가장 많이 떨어진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었다. 서 회장 주식재산은 10조4309억원에서 9조7770억원으로 3개월 새 6537억원, 6%가 줄었다.

2025년 3월말 기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 한국CXO연구소 제공
2025년 3월말 기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 한국CXO연구소 제공

지난 3월 말 기준 4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5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보다 1명이 줄었다. 3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2조2312억원)이 차지했다.

2위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9조7770억원), 3위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4조1249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김범수 창업자는 올해 1월 초 주식평가액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는데, 3월 말에 3위로 복귀했다. 이어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5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6334억원), 7위 최태원 SK 회장(1조6851억원), 8위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9위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5233억원), 1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190억원), 11위 이재현 CJ 회장(1조4691억원), 12위 김남정 동원 회장(1조4269억원), 13위 조현준 효성 회장(1조2805억원), 14위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1조2449억원), 15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1조1707억원)이 올 1분기에 주식재산 1조 클럽에 합류했다.

한편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의 그룹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1조9152억원으로 국내에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두 번째로 주식재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올 3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4조원을 넘는 주요 주주에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5조8847억원), 이부진 사장(4조9439억원), 이서현 사장(4조3900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4조4072억원) 등이 포함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 주식종목 중 올해 1분기에 주가가 오른 곳이 내린 곳보다 다소 많았지만 눈에 띌만큼 주목할만한 증가세는 아니었다”며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높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 여파와 함께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등이 장기간 진행되고, 세계 무역 갈등 구조도 심화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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