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직무 시작, 국회서 취임선서 
"'빛의 혁명'은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 
AI·반도체 투자,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
수도권·지방 격차해소 통한 균형 발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희생자 지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 통합을 이끌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이같이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조기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임기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 별도의 취임식 행사 없이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엔 3부 요인과 국무위원,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일반 시민들은 국회 잔디밭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행사를 지켜봤다. 

파괴된 우리의 민주주의 다시 일으켜 세워야

이 대통령은 취임사가 아닌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5200만 국민이 보내주신 5200만 가지 열망과 소망을 품고 오늘부터 저는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서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정쟁 수단으로 전락한 안보와 평화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무너진 민생과 경제 그리고 장갑차와 자동소총에 파괴된 우리의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동방의 한 나라가 이제는 맨손의 응원봉으로 최고 권력자의 군사쿠데타를 진압하는 민주주의 세계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면서 "오색 '빛의 혁명' K-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의 새 활로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뚜렷한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비상경제대응TF 즉시 가동, 민생회복 총력

이 대통령은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인 '민생 회복'과 '실용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의로운 통합'과 '분열 정치 종식'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불황과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곧바로 지금 즉시 가동하겠다"고 했다. 

4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설인호 기자
4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설인호 기자

'편가르기와 혐오'를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삶을 바꿀 실력도 의지도 없는 정치세력들이 권력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가르고 혐오를 심는다"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이 위기를 극복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늙은 이념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자"며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다. 오직 국민의 문제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념갈등 극복, 박정희·김대중 정책 필요하면 쓰겠다 

아울러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쓸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 투자, 재생 에너지 중심 사회 전환,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해소를 통한 균형 발전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눈 깜빡할 사이에 페이지가 넘어가는 인공지능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며 "변화에 뒤처져서 끌려갈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며 앞서간다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내란 사태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특히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따져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청소근로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청소근로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생명과 안전 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무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고 부당하게 약자를 억압하고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거래로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등 규칙을 어겨서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켜서 피해를 입는 일은 결단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덧붙여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나라 두터운 사회안전 매트로 위험한 도전이 가능한 나라여야 혁신도 새로운 성장도 비로소 가능하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 대응 실용외교, 한미일 협력

외교에 관련해서도 '실용'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 안보 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과의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으로 이끈 거리의 시민들에게는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 우리 국민들이 만든 빛의 혁명은 내란 종식을 넘어 빛나는 새 나라를 만들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희망의 새 나라를 위한 우리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대한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제1조 1항을 인용해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면서 "빛의 광장에 모인 사회 대개혁 과제들을 흔들림 없이 차근차근 이행하겠다"고 천명했다. 

기후 위기 대응,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 전환 

'양극화 해소'와 '공정 성장'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원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양극화가 성장을 가로막는 이 악순환이 계속되게 할 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야말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게 할 것"이라고 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해서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 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해 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수입 대체 RE100 대비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더해서 촘촘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로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해서 소멸 위기의 지방을 다시 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집중화 해소를 통한 국토 균형발전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중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특권적 지위와 특혜가 사라진 공정사회로 전환해 갈 것"이라며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것이 바로 지속 성장의 길"이라고 했다. 

수도권 집중화 해소, 국토균형발전

'K-컬처'로 대표되는 문화예술 융성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문화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만들고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4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전광판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식을 지켜보고 있다. 설인호 기자.  
4일 오전 국회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전광판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식을 지켜보고 있다. 설인호 기자.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희생자 지원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세월호, 이태원, 오송지하차도 등 우리의 민낯인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다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사회를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고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 번영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다.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 말미에서 지난해 자신의 피습 상황을 상기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생사를 넘나드는 그 숱한 고비에도 오직 국민에 대한 믿음을 부여잡고 국민께서 이끌어주신 길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며 "국민께서 부여한 사명을 따라 희망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국민이 부여한 빛의 혁명 사명 완수 

끝으로 "엄혹한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했고 세계사에 없는 두 번의 아름다운 무혈 혁명으로 국민 주권을 되찾았다"며 "국가 권력을 동원한 내란에 저항하고 아름다운 빛으로 희망 세상을 열어가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적 대장정의 주역"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일일이 참석 인사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우원식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들과 국회에서 오찬후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주요 외국 지도자들과의 통화, 외교 사절 접견 등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내각 및 대통령실 주요 인사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약식으로 치러진 취임 행사는 오는 7월 17일 제헌절 기념식때 '임명식'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최한다. 이 대통령이 이미 이날 취임을 한 상태이기도 하며 "국민주권정부 탄생의 주체는 주권자인 국민"이라는 이 대통령의 의중 또한 반영한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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