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전투표율 변수로 작용, '샤이 보수' 영향도 
사전투표 보정 한계, 20대 유권자 지지후보 갈려

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치러진 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9.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투표율이 높아 역대 최대 득표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8.27%p 뒤졌다. 

투표 종료 시점인 같은 날 오후 8시 정각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의 공동 출구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와는 차이를 보여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다. 

방송 3사가 예측한 득표율은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였다. 개표 결과는 이 후보 49.42%, 김 후보 41.15%로 각각 2%p 안팎의 오차를 보였다. 출구조사 오차범위는 ±0.8%였으니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오차이다.

가장 근접한 추정치를 제시한 조사는 종합편성채널인 MBN. MBN 출구조사는 이 대통령 49.2%, 김 후보 41.7%였다. JTBC와 채널A 예측은 방송3사 조사와 비슷했다.  

지난 20대 대선 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소수점 첫째 단위까지 일치하는 적중율을 보였다. 당시 예측치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8.4%, 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였고, 개표 결과는 윤 후보 48.56%, 이 후보 47.83%로 거의 일치했다.

공직선거법상 출구조사는 사전투표 기간에는 금지돼 있고, 본투표 당일 유권자만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 표심은 사후에 보정해 계산하는데, 여기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정 과정에서 가중치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34.73%로 역대 2번째이지만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높은 보수 유권자가 본투표로 몰리면서 출구조사 정확도의 큰 변수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선거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상 출구조사에 '샤이 응답자' 비율이 약 5%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천준호 전략본부장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표된 조사 결과에 실제 투표율을 대비해 보면 지지율 격차는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여전히 '샤이 국힘'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20대 연령층에서 남녀 성별간 지지 후보가 명확히 갈린 점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대체적으로 성별 구분없이 지지 후보가 고르게 분포된 점과 대비된다.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 유권자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게 37.2%, 김 후보에게 36.9%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대통령의 득표을은 24.0%에 그쳤다. 반면 20대 여성은 이 대통령에게 58.1% 몰표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없애는 공직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권자 알권리 침해와 이른바 '찌라시' 등 가짜뉴스 유포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에서는 투표일 6일 전부터 투표 마감 시각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이를 근거로 보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후보는 물론, 유권자까지 '깜깜이 선거'를 치르게 되고 판세 예측에서도 마지막 표심 동향을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만큼 법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방송 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유권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p이다.

MBN 조사는 넥스트리서치가 진행했다.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100% 전화면접 조사였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